야생 진드기에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사망한 사례가 나타나면서 일명 '살인 진드기'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살인 진드기 구별법과 대처법 등이 올라와 오히려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 2일 생활환경 위생기업 세스코는 야생 진드기에 대한 예방·대처법을 소개했다.

◆ 진드기는 매니큐어로 제거? 핀셋이 효과적

피부에 달라 붙은 진드기는 갈고리 모양의 턱 부분으로 흡혈할 부분을 일(一)자로 절개해 구멍을 뚫고, 그 속으로 흡혈 기관을 박아 넣는다. 한번 붙은 진드기를 몸에서 떼어내기가 어려운 이유도 이 흡혈기관 자체가 잘 떨어지지 않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살인진드기' 괴담…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피부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진드기의 경우 핀셋을 사용해 제거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인터넷에선 매니큐어 혹은 알코올을 바르거나 열처리를 해 진드기를 죽인 다음 떼어내는 방법이 올라오지만 이런 방법은 효과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모든 진드기가 라임병을 매개한다? 답은 NO

모든 진드기가 라임병 및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등 위험 질병을 매개한다는 설도 일부 과장됐다. 진드기도 종류가 다양하고, 물리면 사망에 이르는 종은 극히 일부에 꼽힌다.

감기 몸살과 비슷한 증세가 지속되다가 관절염이나 심장 염증, 신경계 장애를 일으키는 라임병은 '검정다리종' 매개 질병이며, 지난 달 31일 보건복지부가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작은소참진드기를 매개로 한다.

또 작은소참진드기 가운데에서도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0.5% 미만이며 발병 환자의 치사율은 6%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 진드기가 나무에서 점프를 한다고? 역시 NO

진드기는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주로 서식하므로 야외 활동 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가 나무에 있다가 사람 피부로 뛰어올라 진입한다는 소문도 있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뛰어 오를 능력이 없는 진드기는 잔디나 나뭇잎에 있다가 사람에게 묻혀서 실내로 진입한다. 들판, 풀숲 등 야외 외출 시엔 가능한 맨 살을 드러내지 말고 외출 후엔 반드시 깨끗이 씻어야 한다.

◆ 여름철, 살인 진드기보다 집먼지 진드기 조심해야

살인 진드기뿐만 아니라 아토피와 비염을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도 이맘때쯤 더욱 유의해야 한다. 25도의 온도와 85% 내외의 습도에서 잘 자라는 진드기는 요즘과 같이 하루에도 2~30도 기온에 60~85% 습도를 오가는 장마 계절에 기승을 부린다.

이불과 소파를 자주 세척하고 햇빛에 건조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지만 진드기의 사체까지 없애지는 못한다.

세스코 관계자는 "최근 살인 진드기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면서 진드기에 관한 인터넷 정보가 많이 생성되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