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인터넷 흔적정리 '사이버언더테이커' 생긴다
죽은 사람이 인터넷에 남긴 흔적들을 정리해주는 직업 ‘사이버언더테이커’가 국내에 도입된다. 이혼에 필요한 각종 절차를 관리해주는 ‘이혼플래너’도 새로 생길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새로운 직업 100여개를 발굴해 이를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신직업 발굴·육성 추진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당초 고용부는 지난 3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내 직업 종류는 약 1만1000개로 미국(3만개)이나 일본(1만7000개)에 비해 적다”며 2017년까지 500개의 새로운 직업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한국고용정보원의 검토를 거쳐 이같이 계획을 바꿨다. 미국이나 일본은 활동장소, 사용장비, 생산품 등에 따라 직업을 세분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국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고용정보원은 대신 영국, 독일, 호주와 비교해 한국에 없는 직업 650개를 확인한 뒤 이 가운데서 도입 가능한 직업 100여개를 선별했다.

고용부는 사회 변화를 반영해 기존에는 없었던 직업들을 다수 육성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사이버언더테이커는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직업이다. 고인이 생전에 “인터넷에 남긴 흔적들을 제거해달라”거나 “흔적을 샅샅이 찾아 일부는 삭제하고 일부는 유족에게 관리를 맡겨달라”는 식으로 사이버언더테이커에게 의뢰할 수 있다.

이혼플래너는 2009년 일본에서 처음 생겨난 직업이다. 이혼하려는 부부가 차분하게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결혼의 종결을 알리는 ‘이혼식’을 하도록 돕는다. 이혼식 마지막에는 큰 망치로 결혼반지를 깨는 이벤트도 있다. 부부관계를 끝내는 법적 절차를 차질없이 마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