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자산규모 10조 불구 제역할 못해
영업인가 등 행정절차 복잡해 사업추진 '쩔쩔'
세제 혜택 조건 완화해 시장 활성화 나서야
코람코자산신탁이 최근 ‘코크렙광교 개발전문 위탁관리리츠’를 설립하고 경기 광교신도시 내 복합시설(상업시설 및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쇼핑이 아울렛을 20년간 마스터리스(책임임대계약)하고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오피스텔 분양을 책임진다.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가 위축된 개발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사실상 중단한 뒤 리츠를 통한 개발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펀드에 비해 각종 규제에 둘러싸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갈수록 위축되는 부동산리츠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리츠 자산 규모는 10조2000억원을 웃돈다. 리츠가 도입된 2001년 이후 12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섰다. 운영 중인 리츠도 자기관리리츠(15개), 기업구조조정리츠(31개) 등 총 70개에 달한다.
부동산업계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축은행의 도산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시행사의 몰락으로 혼란에 빠진 개발시장의 ‘구원투수’로 리츠를 꼽고 있다.
실제 개발사업에 나서는 리츠도 나타나고 있다. 광희리츠는 오는 9월께 서울지하철 5호선 행당역 인근 하왕십리동에서 아파트 26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2011년 서울 영등포동 도시형생활주택 ‘영등포 메이준2011’과 지난해 당산동 오피스텔 ‘영등포구청역 계룡 리슈빌’에 이은 세 번째 사업이다. EG건설의 출자법인인 더블에셋리츠도 지난해 4월 서울 역삼동에서 도시형생활주택 ‘이지 소울리더’를 공급했다.
김종국 광희리츠 사장은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기자금을 활용하고 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간접투자상품”이라며 “그동안 대형 빌딩이나 상업시설에 주로 투자했으나 최근에는 부동산 개발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로 대형화 유도해야
리츠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라는 점에서 부동산펀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리츠는 2004년 도입된 부동산펀드 자산 규모(25조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증권시장에 상장이 힘들어 투자자를 모으기 어려워서다. 2010년 다산리츠가 각종 비리로 상장폐지된 이후 상장 심사가 까다로워졌다.
신동수 한국리츠협회 부장은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츠의 목적”이라며 “상장을 해야 일반투자자를 모을 수 있는데 이를 막는다면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사업 추진 시기가 중요한 부동산시장에서 리츠는 국토부 영업인가, 한국감정원의 사업성평가 등 행정절차가 많아 금융위원회에 등록만 하면 되는 부동산펀드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인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모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페이퍼컴퍼니인 위탁관리리츠·기업구조조정리츠와 달리 상근 임직원을 둬야 하는 실체회사인 자기관리리츠가 동일한 법을 적용받는 게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B자기관리리츠 대표는 “자기관리리츠는 법인세·인건비·관리비까지 부담하면서 동시에 리츠라는 이유로 무조건 이익의 90%를 현금 배당해야 해 내부 유보를 통해 성장할 수 없다”며 “리츠가 대형화해야 사업에서 오는 리스크를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역세권’은 주거지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주변에 역이 있는 것을 넘어 ‘얼마나 더 가까운가’에 따라 자산 가치가 재편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도보 5~10분(직선거리 약 500m) 이내에 역이 위치한 단지는 이동 효율성과 생활 편의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며 지역 내 대장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주택 시장에서 역과의 거리는 매매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년 3월 20일 기준 KB국민은행 주택가격시세에 따르면, 신분당선 판교역을 도보 10분 내(직선거리 약 400m)로 이용할 수 있는 ‘백현마을5단지’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는 23억2,500만원 선에 형성되어 있다. 반면, 같은 판교역 생활권이지만 약 800m(직선거리 기준) 거리로 도보 약 20분이 걸리는 ‘봇들마을3단지’ 전용 84㎡는 평균 18억6,000만원의 시세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수도권 주요 도시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대전지하철 1호선 시청역 역세권(직선거리 약 400m)인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전용 84㎡는 현재 평균 10억5,000만원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약 900m 떨어진 ‘국화신동아’ 전용 84㎡는 약 5억2,500만원 선에 평균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인접 단지임에도 2배 넘는 시세 격차를 만들어낸 셈이다. 청약 시장에서도 역세권 단지에 대한 선호도는 수치로 증명된다. 실제 지난해 ‘오티에르 포레’는 평균 688.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는 수인분당선 서울숲역이 도보권에 위치해 출퇴근 편의성이 뛰어난 점이 시장의 높은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lsqu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가 지역에 따라 실제 물량과 최대 네 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통계의 신뢰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4년 만에 3만 가구를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깜깜이로 운영돼 정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 부동산 위험 감지 ‘한계’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기준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1월(2만9555가구)에 비해 5.9%(1752가구)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이 3만 가구를 넘은 것은 2012년 3월(3만438가구)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2월(2만3722가구)과 비교하면 1년 새 24.5% 급증했다. 2월 전국 전체 미분양 주택은 6만6208가구로 1월(6만6576가구)과 비슷했지만 악성 미분양에는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지역별로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이 1월보다 36.1%(1140가구)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달서구, 북구 등에서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통상 미분양은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 준공 전까지 계약되지 않은 물량을, 악성 미분양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고 남은 물량을 의미한다. 준공 후 미분양은 시장 침체 신호를 가장 먼저 읽어낼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시장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통계의 정확성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10대 건설사를 통해 파악한 1월 말 기준 광주광역시 미분양 규모는 2100여 가구다. 중견·중소 건설사 물량을 합치면 5000가구를 웃돈다. 국토교통부가 2월 말 발표한 1월 수치(1371가구)보다 네 배 가까이 많다. 준공
지난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전국에 공공분양주택으로 39개 단지, 2만3000가구를 공급했다. ‘준주택’으로 불리는 오피스텔은 2023년 이후 3년간 전국에 2만8795실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부 통계로는 공공분양주택과 오피스텔의 지역별 미분양 규모를 알 수 없다. 미분양 통계 조사 대상이 민간 아파트로 한정돼 있어서다.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 주요 도시뿐 아니라 수도권도 오피스텔 등 준주택 미분양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 오피스텔 미분양 현황은 조사된 적이 없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대도시에서는 오피스텔 공급이 적지 않고 미분양 여부가 아파트 분양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정부 통계에 공공 물량이 포함되지 않는 것도 시장의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H에 따르면 1월기준 전국 39개 사업장 내 3724가구가 미분양이다. 지방만 살펴보면 해당 사업장 총 6359가구 중 미분양이 2882가구다. 사실상 두 가구 중 한 가구가 미계약 상태다.업계에서는 수도권에서도 오피스텔과 빌라(연립·다세대주택)를 포함한 미분양 규모가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오피스텔과 빌라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5만 가구를 넘는다는 게 업계 추산”이라고 했다.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