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차이코프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여름철 불쾌감은 무더위뿐 아니라 높은 습도에도 기인한다. 장마철이 바로 그렇다. 이런 때는 에어컨이나 선풍기, 요즘 잘 팔린다는 제습기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상쾌한 음악에 몸을 맡기는 것도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표트르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는 여기에 딱 어울리는 곡이다. 실내악용으로도 좋지만 수십 명의 대규모 편성에도 어울리는 곡인데, 현악 합주만으로 빚어내는 상쾌하고 일사불란한 소리, 튼튼한 내성부의 조형미, 각각의 악장에 담긴 다양한 정서가 우리 귀를 맑게 정화시키고, 상처 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지친 육체에 기까지 불어넣는다.

1악장의 풍성한 음향, 3악장의 멜랑콜리, 4악장의 힘찬 리듬감도 멋지지만 2악장 왈츠의 세련된 감각은 왈츠의 왕이라는 요한 슈트라우스가 울고 갈 솜씨다.

유형종 < 음악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