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차례 타이틀 안고 39년 감독생활 '굿바이'
"지금이 적절한 때…팀이 가장 강할 때 떠난다"


세계 최고의 클럽 사령탑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72)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

퍼거슨 감독은 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이 끝나면 현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은퇴를 위해 심사숙고했다"며 "지금이 은퇴하기에 적절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건강 문제 때문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최근 수년 동안 꾸준히 나왔다.

그는 심장 질환으로 9년여 전에 심장 박동기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퍼거슨 감독은 "가능하면 조직이 가장 강력할 때 떠나고 싶었다"며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리그를 제패한 선수단, 그 안에 있는 여러 연령대 선수들의 균형을 볼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최고 수준에서 지속적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퍼거슨 감독은 축구 종가인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클럽 축구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그는 1974년 이스트 스털링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1986년부터 지금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을 지냈다.

클럽 감독으로서 각종 대회에서 무려 49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퍼거슨 감독은 1976-1977시즌 스코틀랜드 세인트 미렌에서 첫 우승을 이끌었다.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는 3차례 리그, 4차례 FA컵 타이틀을 잡았고 리그컵, 유로피언컵,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도 1차례씩 정상에 올랐다.

퍼거슨 감독은 스코틀랜드 시절 실력을 인정받아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한 뒤 더 견고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을 포함해 무려 13차례나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고 5차례 FA컵, 4차례 리그컵, 10차례 커뮤니티실드, 2차례 UEFA 챔피언스리그, 1차례 유로피언컵, 1차례 UEFA 슈퍼컵, 1차례 인터콘티넨털컵, 1차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제패했다.

국제축구역사통계재단(IFFHS)에 따르면 퍼거슨 감독은 세계 각국의 축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산정하는 '21세기 최고의 클럽 감독(2001∼2012)'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축구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아 '알렉스 경'으로 불린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1998-1999시즌 '올해의 감독'으로 선임됐고, 2002년과 2008년에는 각각 잉글랜드와 유럽의 '축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퍼거슨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예대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임자를 발표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그의 후임으로 데이비드 모예스 잉글랜드 에버턴 감독, 조제 무리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감독 등을 거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