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3분카레 울린 PB상품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는 자체상표(PB) ‘공화춘’(사진)은 인천 선린동의 유명한 중국집 공화춘에서 본뜬 이름이다. 공화춘은 1905년 국내 최초로 짜장면을 만들어 판 곳으로 알려져 있는 곳. 임현창 GS25 상품기획자(MD)는 위탁 생산을 맡은 팔도 관계자와 이곳을 여러 번 드나들며 다른 중국집 메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찰한 뒤 2006년 8월 짜장라면과 짬뽕라면을 개발했다. 공화춘의 브랜드가 붙은 이들 제품은 최근 GS25 편의점에서 판매순위 상위권에 오르면서 ‘라면 제국’ 농심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유통업체가 자체 기획해 개발한 PB식품들이 제조회사 브랜드(NB)의 유명 제품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NB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양호한 품질이 더해지면서 불황기에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GS25의 ‘공화춘 아주매운짬뽕’(115g)은 작년 4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용기라면 부문에서 ‘육개장 사발면’(86g)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공화춘 삼선짬뽕’(115g)은 3위를 차지했다.

편의점 CU에서는 ‘콘소메맛팝콘’(60g)이 작년 11월 이후 과자 부문에서 매달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다. 농심 ‘새우깡’(90g)이 2위다. 2010년 9월 첫선을 보였던 이 상품은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 인터넷상에서 ‘악마의 스낵’ ‘신세계의 맛’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작년 4월부터 판매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작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월평균 20%대의 매출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대형마트 PB 가운데에는 롯데마트의 레토르트(내열용기에 담아 고온고압 처리한 식품)인 ‘통큰카레’ 시리즈가 지난해 이 부문 대표 브랜드인 오뚜기 ‘3분 카레’보다 많이 판매됐다. 통큰카레와 통큰치킨카레를 합쳐 총 42만봉지가 팔려 3종의 오뚜기 3분 카레 39만여봉지의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PB상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롯데마트는 오리온 초코파이를 겨냥한 신상품 ‘통큰 초코파이’를 5월1일부터 판매키로 했다. 한 박스에 오리온 초코파이(27개들이)보다 많은 33개를 담았고, 가격은 7200원으로 동일하게 책정했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오리온 초코파이를 ‘타깃’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