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분할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괴롭히다 친척집에 불을 지르는 등 재산문제로 인한 가족 내 갈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20일 어머니의 소재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삼촌 집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 방화)로 이모(42·무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전 4시께 춘천시 남면 추곡리 외삼촌(67) 집 창고에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이튿날인 19일 오후 8시께 또다시 찾아가 방화, 주택 83㎡와 집기 등을 태워 1천4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화재 당시 친척들이 모두 집을 비운 상태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직 승려였던 이씨는 토지분할 문제로 최근 들어 어머니(72)와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4남매 중 셋째로 지난 2001년 아버지 사망 때 토지 750평 중 300평을 상속받은 이씨는 토지를 담보로 8천만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사업실패 등으로 탕진하고 최근에는 이자조차 갚지 못해 땅이 경매에 넘어갈 상황에 놓였다.

궁지에 몰린 이씨는 나머지 땅 450평마저 내놓으라며 어머니를 강제로 끌고 다니며 각서를 쓰게 하고 협박하는 등 괴롭혀 어머니가 이씨를 피해 잠적한 상태다.

이씨는 경찰에서 "땅 문제로 어머니 행방을 찾는데 친척들이 알려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한편 지난 15일 양구경찰서에서도 땅 문제로 난동을 부리다 어머니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존속상해)로 오모(49·농업)씨가 검거됐다.

오씨는 지난 8일 2억원 상당의 밭 2천500평을 팔지 못하게 한다는 이유로 만취상태에서 액자를 방에 집어던져 어머니(78)가 파편에 머리를 맞아 3㎝가량 상처를 입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씨는 경찰에서 "땅을 팔자고 했는데 이를 거절해 술김에 격분한 것 같다"며 혐의를 시인했다.

정선경찰서는 18일 동거녀 심모(56)씨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 등으로 허모(50·정선군)씨를 구속했다.

허씨와 심씨는 각각 이혼한 상태에서 만나 14년간 함께 살아왔으며 최근 부동산 등 재산분할과 마을 입구에 들어설 장례식장에서 지급한 보상비 등 금전적 문제로 자주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춘천연합뉴스) 강은나래 기자 r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