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식사 정치'를 하면서 의회에 구애 작전을 펼치자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단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식사 몇 번 했다고 해서 지난 수년간 공화당을 공격하면서 준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가 이번 주 의사당을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방문해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겠지만 이를 덥석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10일(현지시간) 일제히 TV 방송 등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이 대화 전략으로 수정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했던 톰 코번(공화ㆍ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그가 다행스럽게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건 대단한 일"이라며 "두 팔을 벌려 환영한다.

대통령은 아주 진지하다.

단순히 전략 변화가 아니라 실제 미국이 직면한 문제를 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지난해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오바마 대통령의 재정 정책을 맹비난했던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 예산위원장은 "그의 태도가 심각한 것이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함께 오찬하면서 유익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제했다.

라이언 위원장은 "그가 활동 반경을 넓힌 게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실질적이고 진지한 접근이었는지는 몇 주 후 증거가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같은 당의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하원의원도 4년(오바마 대통령 1기 임기) 내내 사적으로 또는 공공연하게 비방에 시달려온 의원들이 갑작스레 친구가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드너 의원은 "그의 식사 정치 전략이 순수한 것이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그와 어울려 당장 '할렘 쉐이크'(막춤의 일종)를 추지는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 민주당(12일), 하원 공화당(13일), 상원 공화당 및 하원 민주당(14일) 지도부와 잇따라 시퀘스터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한다.

그러나 의회가 22일부터 휴회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그전에 타협점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의회는 예산 편성 기간을 올해 회계연도인 9월30일까지 늘림으로써 오는 27일로 다가온 잠정예산 편성 종료에 따른 정부의 일시 폐쇄(shutdowm)는 막아주겠지만 지난 1일 발동한 시퀘스터(sequester), 즉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문제는 뒤로 미룰 공산이 크다.

정부가 문을 닫지 않게 하는 법안은 지난주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이번 주 상원이 본격 심의를 벌인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예산 문제가 '균형 잡힌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균형 잡힌 방식이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예산 삭감과 세금 인상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다.

반면 공화당은 세금을 올리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식사 정치'는 각론으로 들어가면 곧장 난관에 부닥치고 양측 간 비난전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은 상태다.

2016년 대선의 유력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그가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