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젊은 남자배우가 펼치는 경쾌한 스릴러.

초능력의 일종인 '사이코메트리'를 소재로 한 영화 '사이코메트리'는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보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인물과 관계에 집중하는 영화다.

그래서 스릴러 장르인데도 어둡거나 무섭거나 살벌한 느낌보다는 밝고 따뜻하고 경쾌한 정서가 강하다.

3년차 강력계 형사 양춘동(김강우 분)은 평소엔 근무 태만으로 눈총을 사지만, 어릴 때의 아픈 상처로 인해 아동 실종 사건에 관해서는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

어느 날 딸아이가 없어졌다며 찾아온 엄마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춘동은 유괴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다른 형사들은 귀담아듣지 않는다.

그리고 며칠 뒤 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춘동은 기필코 범인을 잡겠다며 나선다.

춘동은 며칠 전 우연히 골목에서 만난 수상한 청년(김범)을 떠올리고 그 청년이 그린 벽화의 그림이 시신 발견 장소와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춘동은 그의 정체를 추적하고 '김준'이란 이름의 이 청년이 '사이코메트리'라는 비범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사이코메트리란 손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만지면 그와 관련한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 사이 또다시 아동 유괴 사건이 발생하고 춘동은 준에게 아이의 물건을 보여주며 범인을 잡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지만, 준은 그동안 세상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영화는 '양춘동'과 '김준' 두 캐릭터를 소개하고 이들이 만들어가는 특별한 관계를 보여주는 데 상당한 비중을 할애한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의 과거를 알게 되고 깊은 상처를 보듬으려 한다.

중간에 큰 오해로 배신감을 느끼고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결국 진심을 헤아리고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한다.

여기에 아동 유괴 사건의 범인인 싸이코 악당을 추적하는 이야기가 긴장감을 살린다.

배우 박혁권의 싸이코 연기는 평범하고 유한 인상과 다른 양면성으로 더 소름끼친다.

영화는 이런 아동 유괴 사건을 소재로 해서인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는데, 아동 살인 사건은 분명히 끔찍한 일이지만 딱히 잔인한 묘사가 없는 영화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매긴 것은 지나친 심의로 보인다.

영화 속에서 두 주연배우가 뿜어내는 활기찬 에너지는 보기 좋다.

특별히 거부감이 드는 장면이 많지 않아 대부분의 관객이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만하다.

다만,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사이코메트리라는 신비로운 능력을 좀 더 흥미롭게 그려내지 못하고 단순하게 활용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7일 개봉. 상영시간 108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