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부터 다들 대선 눈치를 봐서인지 경매법정이 많이 한산했습니다. 이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사라졌으니 다시 조금은 늘지 않을까요.”

대선 이후 첫날인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앞에서 경매 정보지를 나눠주던 이모씨는 “이번 대선 결과가 경매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악재는 아닐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 이후 처음으로 열린 법원 경매시장에선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취득세 감면 혜택의 종료 시점이 임박한 탓에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45개 물건 중 9건만 주인을 찾았고 나머지 36개는 유찰됐다. 입찰장을 찾은 이도 120여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현장 실습차 법원을 찾은 50대 주부 박모씨는 “경매로 서울에 내 집 장만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차기 정부가 들어서고 부동산 정책이 좀 더 확실해지면 경매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을 찾은 박철호 경매뱅크 부동산중개팀장은 “하우스푸어가 늘면서 경매 물건이 증가하고 경매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아 경매시장은 내년에도 활황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거래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경매 공부를 위해 법정을 찾은 40대 주부 이모씨(서초동)는 “집을 가진 서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절한 선에서 부양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입찰에서도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 감정가 2억4000만원에 나온 서울 상월곡동 동아에코빌 전용 60㎡형에는 8명이 몰렸다. 최저입찰가 1억9200만원(감정가 대비 80%)에 나온 물건이었지만 2억1890만원(91%)에 낙찰됐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