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사 한국 떠나는데…中 공상銀, 서울에 또 지점 낸 까닭
중국공상은행이 2년 만에 서울에 지점을 신설한다. HSBC, 아비바그룹,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등 외국계 금융사들이 잇따라 한국에서 철수하려는 것과 대조적인 공상은행의 적극적 경영 행보에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상은행 관계자는 16일 “금융위원회에서 지난 12일 지점 신설 승인을 받았다”며 “이달 말께 서울 자양동 건국대 앞에 지점을 새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은 1993년 서울에 사무소를 낸 후 1997년 이를 지점(태평로)으로 전환하며 본격적으로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부산, 2010년 서울 대림동에 잇따라 지점을 신설하며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공상은행이 건국대 앞에 지점을 새로 여는 것은 늘어나는 중국인 거주자와 관광객, 중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개인금융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자양동 일대에 있는 ‘양꼬치 거리’는 신(新)차이나타운으로 떠오르며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건국대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이 1500여명에 달하는 것도 공상은행이 이곳에 지점을 여는 이유다.

공상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기업금융에서 더 나아가 개인금융 비중을 점차 늘릴 계획”이라며 “중국인 대상 인터넷뱅킹 등 특화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상은행의 개인 고객은 1만명 정도다. 그동안 대부분 송금 업무만 했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인 거주자가 7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들을 위한 금융서비스는 그동안 취약했다”며 “특히 조선족 동포들의 송금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상은행은 체크카드 영업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 6월 KB국민카드와 제휴해 출시한 체크카드는 당초 올해 목표였던 1000장의 세 배인 3000장을 발급했다. 공상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도 체크카드를 추가로 더 늘릴 계획”이라며 “송금과 함께 환전, 카드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이상은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