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감면과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유예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권 재건축예정 아파트값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에 기록했던 최저점에 바짝 다가섰다는 게 부동산 정보업계의 분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3.3㎡당 2895만원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8월10일(2990만원) 3000만원 아래로 떨어진 뒤 넉 달 만에 2900만원 선이 무너졌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평균 가격이 3.3㎡당 2900만원 이하로 떨어졌던 때는 주간시세 기준으로 2008년 12월19일(2887만원)이다. 하지만 1주일 만에 2901만원으로 상승하며 2900만원대로 반등했다. 이후 2009년 2월6일(3005만원) 3000만원대로 재진입한 바 있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택 취득세를 깎아주는 ‘9·10 부동산 대책’ 시행(9월24일) 직후 첫주(10월5일)에는 2941만원으로 ‘반짝 반등(평균 7만원)’했지만 그 다음주에는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낙폭이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을 2년간 유예해주는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통과(11월13일)했던 기간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구별로는 강남구 3.3㎡당 3317만원, 서초구 3189만원, 송파구 2535만원, 강동구 2325만원 순이었다. 서초·강동구가 1주일 새 각각 0.15%와 0.02%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서초구 잠원동 대림 112㎡형과 128㎡형이 각각 8억8000만원, 10억4500만원으로 이전 주보다 4000만원 이상 빠졌다. 강동구 길동 신동아3차 109㎡형도 1주일 새 2000만원 떨어지면서 매도호가가 4억2500만원에 형성됐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주택시장 불안심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서 당분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역대 최저점인 3.3㎡당 2800만원대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