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2006년 239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힘입어 6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들어 9월까지 1조52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작년 전체 매출(1조6629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회사 측은 연말까지 2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외형 확대에 힘입어 작년에는 미국 건설·엔지니어링 분야 전문지인 ENR지가 선정한 세계 엔지니어링업체 순위에서 47위를 기록했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가 이 순위에서 50위권에 든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06년부터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것이 급성장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현재 아프리카 중동 남미 등 전 세계 30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0%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해외공사 수주 실적은 작년보다 10% 정도 늘어난 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2009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5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탈황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게 출발점이다. 이는 투르크메니스탄 역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다.

이어 올 5월 투르크멘바쉬 정유공장사업을 계약했다. 유럽 일본 등의 쟁쟁한 선진국 업체를 제치고 따낸 사업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선 작년 가스전 개발, 화학제품 생산설비, 가스정제공장 등의 공사를 따냈다. 가스정제공장의 경우 선진국 엔지니어링업체들의 독점분야인데 현대엔지니어링이 해당 분야 기본설계시장에 본격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작년 송변전 개보수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 8월에 쉼켄트 윤활기유 생산설비사업을 계약했다. 같은 달 투르그순스카야 수력발전 기본설계 프로젝트도 따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