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 대중화되면서 한겨울에도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으나 일산화탄소 중독과 관련된 안전 의식이 부족해 사망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발생,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S캠핑장에서 50대 남성 A씨와 40대 중반 여성 B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씨가 숨졌다.

경찰은 작은 돔 텐트 안에 휴대용 가스난로를 켜놓고 잠이 들었다는 B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희생자들이 잠을 잤던 것은 작은 B사의 소형 돔텐트. 이번 희생자들도 작은 돔형 자동 텐트를 사용했었다는 점을 주의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소형텐트와 사망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얼핏 큰 연관이 없는 듯 하지만 작은 내부 공간은 아무리 작은 난로와 랜턴이라도 내부의 산소를 급속히 소진시키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스안전공사 시험 검사처 강도석 차장(41)은 "해당 사례에서 사용된 텐트 내부를 토대로 계산을 해 본 결과 이들이 사용했던 난로의 가스 소비량이 130g/h이지만 보통 약하게 가스를 틀고 잠을 잔다고 계산을 하더라도 3시간 정도면 텐트 내부의 산소가 고갈이 될 것"이라면서 "요즘은 보온성이 강화된 좋은 텐트가 많이 나와 입구만 막아버리면 완전 밀폐된 공간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사고는 대형 거실형 텐트를 사용하면 줄일 수 있는 것일까?
강 차장은 "상대적으로 체적이 높은 대형 텐트의 경우 산소량이 많은 데다 외부 공기가 드나들 환기창이 많아 일산화 중독을 피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가장 안전한 것은 난로를 꺼놓고 잠을 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같은 사고는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2003년 7월말 강원도 삼척 맹방해수욕장에 강모(58)씨 부부가 텐트 안에 가스랜턴을 켜놓고 자다가 모두 숨졌다.

또 2007년 1월말 40대 남자 1명이 충북 화양동 야영장에서 소형 텐트 안에서 추위를 피하기 위해 텐트 안에 화롯대를 피다 숨진 채 발견됐다.

2009년 1월초 경기도 가평 자라섬오토캠핑장에서 성인 남성 1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망자는 전날 음주를 했다는 주위의 진술에 따라 기도가 막혀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명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으로 거실텐트를 사용하는 방법 이외에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 난로를 펴고 잠을 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환기다.

텐트 외부 공기가 잘 들어오도록 환기만 잘 시킨다면 일산화중독 사고를 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캠핑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한겨울 캠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난로가 아니라 오히려 침낭이라고 말한다.

에베레스트 등 정상 공격을 위해 작은 텐트를 펴는 산악인들은 난로를 소지하지 않는다.

그럴 여유도 없거니와 난로를 소지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에게는 다운 침낭이 있기 때문이다.

오리털이나 거위털로 구성된 다운 침낭의 경우 몸에 최대한 밀착돼 있어 체온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정상 공격에 나선 등산가들이 난로가 아닌 침낭에 의존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정상을 등정하기 위해 캠핑을 하지 않는 일반 캠퍼들도 난로를 사용하지 않으라는 것은 아니다.

잠을 자기전 음식을 한다든지 평소 생활은 거실공간과 침실 공간이 분리된 거실형 텐트에서 하돼 잠을 잘 때는 텐트의 창문을 열어놓으면 큰 일을 피할 수 있다.

최대한 몸에 밀착시킬 수 있는 침낭에 투자를 하고 난로는 최소화한다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캠핑장소개 사이트인 오마이텐트 운영진인 안효로(31)씨는 "매년 이맘때면 터지는 동계캠핑 사고 때문에 많이 안타깝다"면서 "텐트 내 난방시 적절한 환기가 필요하고 화롯대와 차콜, 숯은 절대 텐트 내부에서 사용하면 안되며 믿음직한 침낭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polpo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