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째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정전에 합의했다. 현지시간 20일 오후 9시께(한국시간 21일 오전 4시) 이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아이만 타하 대변인은 20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이집트가 중재한 정전에 합의했다”며 “오후 9시께 이집트 카이로에서 정전을 발표하고 밤 12시부터 정전 선언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집트의 관영 뉴스통신 메나(MENA)는 이날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오늘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정전을 위한 이집트의 중재 노력이 몇 시간 내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메나는 전했다.

카타르의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도 “중재자로 나선 이집트 측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고위 인사들과 만나 양측의 요구사항을 취합했다”며 “정전 합의가 곧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마음이 정전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의 대화 의지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정전이냐 전면전이냐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교전과 관련, “이스라엘은 한 손에 칼을, 다른 손에는 평화를 쥐고 있다”며 “하마스 지도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정전 선언은 국제사회의 압박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 국제적인 비난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했다.

그러나 이날 사태 발발 이후 두 번째로 하마스의 로켓포가 예루살렘 인근에 떨어져 공식 정전 선언 전까지 불안은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공중에서 배포한 전단에서 가자 지구 주민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