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확정…주택거래 '반짝 활기' 기대
“늦게나마 취득세 감면 혜택이 확정돼 다행입니다. 다만 고가주택 감면 혜택이 줄어 전반적인 거래 활성화에는 다소 맥이 빠집니다.”(서울 잠실동 에덴공인 관계자)

‘9·10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에 포함된 취득세 감면안이 우여곡절 끝에 시행에 들어갔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미분양 주택의 양도세 면제에 이어 취득세 감면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얼어붙은 주택거래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장기간 위축됐던 매매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다만 시행기간이 짧아 거래가 활성화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12억원 이하 취득세 50% 줄어

취득세 감면 확정…주택거래 '반짝 활기' 기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연말까지 매입한 주택은 집값에 따라 취득세를 최대 50%까지 감면해주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26일 통과시켰다. 취득세율 인하폭은 △9억원 이하 주택은 2%→1%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4%→2% △12억원 초과는 4%→3%로 각각 결정됐다.

정부는 당초 주택 취득세를 매입가격에 관계없이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야당이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취득세 인하가 ‘부자감세’라며 이견을 보이는 바람에 매입가격에 따라 차등 인하됐다. 결국 여야는 12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 해당 주택에 대해서는 25%(1%포인트)만 내리는 것으로 합의했다. 시행시점은 미분양 주택 양도세 면제와 같은 날짜인 지난 24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취득시점은 잔금 납부일이나 소유권 이전 등기일 중 이른 날짜를 기준으로 한다. 매매가격의 5% 이상 잔금이 남았다면 혜택을 볼 수 있다. 예컨대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10억원(전용 85㎡ 초과)짜리 주택을 살 경우 취득세는 4600만원에서 2700만원으로 1900만원 줄어든다. 임성환 알리안츠생명 WM센터 차장은 “12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세금이 절반 가까이 줄기 때문에 주택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수세 확산…반짝 효과 예상

취득세 감면안이 주택 거래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취득세 50% 감면이 적용되던 작년 4~12월 월평균 주택 거래량은 8만2000건으로 2010년보다 22% 늘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주택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이어서 당장 수백만원을 아낄 수 있는 취득세 인하는 주택구입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득세 감면안의 국회 통과가 다소 늦어지면서 매수자들이 잔금 지급을 미루는 등 주택거래시장에 혼란이 일었지만 다시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서울 개포동 개포공인의 채은희 대표는 “시세가 7억원인 아파트는 법안 통과 이후 잔금을 치르면 당장 700만원가량 아낄 수 있어 지난 10일 이후 법안통과가 지연되면서 매매가 자취를 감췄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12억원 이상 주택은 취득세 인하율이 1%포인트에 불과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고가 주택거래 증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매매시세가 12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7만3705가구로, 이 중 96%에 달하는 7만722가구가 서울에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짓누르는 급매물이나 악성매물을 걷어내는 ‘구름 걷힘 효과’는 있겠지만, 취득세 인하가 종료되는 내년부터는 또다시 찬바람이 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김보형/김진수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