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국내 업체 '씽씽' vs 외국 업체 '고전'

국내 브랜드가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을 '점령'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패밀리 레스토랑 1~7월 매출(기존점 기준)을 분석한 결과 국내 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한 반면 외국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패밀리 레스토랑 가운데 국내 브랜드는 두자릿수로 성장했으나 외국 브랜드는 한자릿수 성장에 그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국내 브랜드 중 빕스(CJ푸드빌)는 매출이 12.8%, 애슐리(이랜드)는 25%, 세븐스프링스(삼양사)는 20% 각각 뛰었다.

외국 브랜드 가운데 아웃백은 5.1%, 베니건스는 8.4% 매출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티지아이는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티지아이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원조'는 외국 브랜드다.

일본 브랜드 코코스가 1987년 한국에 첫 진출한 뒤 티지아이(1991년), 스카이락(94년) 등이 뒤이어 매장을 냈다.

25년이 지난 지금 후발 주자인 국내 브랜드가 시장을 '접수'한 것이다.

국내 브랜드의 선전은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서도 두자릿수로 신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 업체들은 선전 비결로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신속히 대처한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세컨드 브랜드를 내는 다변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빕스는 스테이크를 강화한 매장을, 애슐리는 고급화한 프리미엄 매장을 새로 냈다.

세븐스프링스는 샤브샤브를 주메뉴로 하는 세컨드 브랜드를 냈다.

샐러드바도 매출에 톡톡히 한몫을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빕스, 애슐리, 세븐스피링스 등 국내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뷔페식의 샐러드바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베니건스와 티지아이, 아웃백은 개별 메뉴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을 유치하는 데 신메뉴 개발은 기본"이라며 "국내업체가 외국업체보다는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 취향에 재빨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 브랜드들은 저가 세트메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소셜커머스와 제휴하는 등 이벤트를 벌여 고객을 끌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아웃백의 경우 틈새를 공략해 도시락 메뉴를 강화한다.

도시락은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한편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는 하반기에도 매장을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현재 81개의 매장을 운영중인 빕스는 연내 6~7개의 매장을, 1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애슐리는 10개를 더 연다.

외국 업체도 국내 업체보다는 기세가 약하지만 확장세를 이어간다.

아웃백과 베니건스는 각 1개, 티지아이는 2~3개의 점포를 연내 새로 열 예정이다.

현재 외식업계가 추정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상위 3개 업체 순서는 매출 기준으로 빕스·아웃백·애슐리다.

매장수 기준으로는 애슐리(112개)·아웃백(105개)·빕스(81)개다.

이밖에 티지아이는 38개, 베니건스는 23개, 세븐스프링스는 1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