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효과와 소통 행보로 당분간 존재감 부각
민주당 경선 이후 선언 전망이 우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저서 `안철수의 생각' 출간으로 대선 출마 의지를 구체화함에 따라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안 원장은 오는 23일에는 SBS TV 예능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하는 등 준비된 행보를 보여 사실상 출마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구나 안 원장은 비서실장 인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는 등 주변의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안 원장의 대선 등판 시기에 대해서는 민주당 경선이 끝나기 전이냐, 그 이후냐로 관측이 나눠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당분간 안 원장이 최종 결심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원장은 힐링캠프 출연에 이어 책과 관련한 기자간담회 성격의 자리를 마련하고, 조만간 열릴 예정인 `안철수재단' 출범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책 출간을 통해 강하게 출마 시사를 한 안 원장으로서는 이런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대중과의 소통 창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원장은 책에서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내 생각을 보다 많은 분들에게 구체적으로 들려드리고 많은 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해 대중 속으로 뛰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안철수의 생각'도 출간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켜 출간 효과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안 원장이 책에서 국정 철학과 정책을 폭넓게 제시했기 때문에 여야 대선주자 간 정책 경쟁이 벌어질 때마다 안 원장은 비교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책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8월에도 중순까지 런던올림픽이 열리고, 25일부터는 민주당 순회경선이 시작되는 만큼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9월에도 민주당 경선이 예정된 23일 이내에 출마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이 따른다는 관측이다.

경선 분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출마 선언을 했다가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경선 결과도 안 원장의 마지막 결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이 흥행에 성공하고 선출된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상당히 높을 경우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올 출구는 좁아지나, 반대의 경우 안 원장에 대한 등판 요구가 거셀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책에서 "4ㆍ11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서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등 정치 참여 고민은 야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떨어질 때 깊어진다는 점을 드러내왔다.

더구나 안 원장은 준비가 완벽하게 이뤄져야 최종적으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는 성향을 보여온 점을 들어, 최대한 준비 기간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지만 외부 환경을 고려하다가는 실기할 수 있는 만큼 안 원장이 최종 결심만 내리면 민주당 경선이 끝나기 전에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출마 선언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의 양자구도 경쟁력도 최종 선택의 고려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