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새로운 아트페어가 열린다.

벡스코는 7일 프레스 오픈데이를 가진데 이어 8일부터 11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해운대구 우동)에서 미술품을 사고파는 장인 ‘아트쇼부산 2012’를 연다고 밝혔다.올해 첫 행사임에도 외국 갤러리 29곳을 포함해 7개국 72개 메이저 및 신진 갤러리가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500여 명의 작품 2000여 점이 소개된다.

이우환, 김종학, 김창열, 김동유, 이용백 등의 국내 유명 작가와 앤디워홀, 제프 쿤스, 뱅상 푸르미에, 안도 다다오, 야요이 쿠사마 등 세계적인 작가 작품들이 총출동한다. 기존 아트페어가 갤러리 중심의 아트마켓인데 비해 아트쇼부산은 ‘쇼(show)’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멀티 아트프로젝트’로 구성됐다.

볼만한 점이 많다.우선 컬렉션전 ‘드림 하우스’.

평범한 직장인의 미술에 대한 순수 열정으로 시작된 일본인 컬렉터 ‘미야츠 다이스케의 컬렉션’전을 볼만하다.그의 방대한 현대 미술 컬렉션 중 선별된 미디어 작품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20여 년 전 3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다이스케는 1년 치 보너스를 몽땅 털어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을 사면서 컬렉터의 길을 걸었다. 각국의 아트페어와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컬렉션을 만들었고, 2004년 프랑스 작가(도미니크 곤잘레스 포에스터)에 의해 집 전체가 미술품으로 이루어진 ‘드림 하우스’를 탄생시켰다.

드림 하우스는 현재 세계 영화비평가가 가장 주목해야 할 감독으로 꼽는 태국의 영화감독이자 미디어아트 작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제2의 백남준으로 평가받는 정연두, 카셀도큐멘터와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하며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중국 작가 양푸동 등의 작품으로 이뤄져 있다. 작품이 벽지가 되고 카펫이 되고 의자가 되는 이곳에서 ‘미술은 부유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즐거움을 주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게 하는 매개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미디어아트는 회화나 다른 장르에 비해 아직은 시장의 관심도가 낮지만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컬렉팅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디자인 섹션도 눈길을 끈다.부산 최초로 디자이너가 참가하는 페어다. 최근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희소성 있는 디자이너 가구 및 생활용품을 수집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트쇼부산에서는 ‘예술과 함께하는 삶’이라는 취지를 살려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디자이너 및 다자인팀을 초대했다. 참여 작가는 스튜디오 캄캄, 영 디자이너 10, 숑 시아오(중국), 고현지, 양재영, 김도훈 등으로 의자 테이블 책장 조명 등을 내놓았다. 정종효 아트쇼부산 2012 페어디렉터는 “국제 미술시장의 트렌드에 대응하고 아트쇼부산을 찾는 컬렉터들에게 작품 구매의 선택 폭을 넓혀주기 위해 기획했다”면서 “접근이 쉬운 아트가구를 시작으로 본격 컬렉팅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드 그룹 쇼도 열린다.

아트쇼부산이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로 도약하는 데 발판이 되는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다. 41세 이하 아시아 국적의 재능있고 열정적인 작가들에게 전시기회, 홍보, 작품제작비 지원 등을 목표로 상금 2000만 원을 내걸었다. 총 129명이 지원했으며 1, 2차 심사를 통과한 12명에 한해 그룹전을 진행한다.올해는 대상자가 없는 대신 1~3등에게 작품제작비가 분할 지원된다. 최고점을 받은 안경윤 작가의 솔로쇼는 내년 아트쇼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참여 작가는 안경윤, 강석호, 김도균, 이소정, 장석준 등이다.

공모로 단 한명의 작가만을 선정해 독립된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아트 퍼브릭’에서는 김동현 작가의 입체작품이 전시된다.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미술품 컬렉팅의 입문서가 될 강연도 진행된다. 8일 오후 2시 벡스코 제2전시장 로비 포인트 C 렉쳐룸에서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정준모 전시감독의 ‘슈퍼리치들, 왜 그림에 열광할까’가 열린다.

9일에는 셀러리맨 컬렉터인 미야츠 다이스케가 ‘Why Not Live With Art?(예술과 함께 못 살 게 뭐야)’를 주제로, 10일에는 (주)가가건축사무소 안용대 대표가 ‘건축과 미술의 만남’을 소개한다.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도슨트 투어도 참여할 수 있다. 8~10일 낮 12시, 오후 1시·3시·5시·6시, 11일 낮 12시·오후 1시·3시다. 신청 비용은 5000원.

아트쇼부산 2012 서병수 조직위원장은 “해운대의 관광 인프라와 비즈니스를 잘 연계해 아시아 3대 아트마켓으로 키우겠다”며 “올 행사는 한국 동남권 미술시장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성장 가능성을 이끌어내 한국 미술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051)740-3530.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