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19대 초선 당선자들이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섰다. 19대 초선 당선자는 56명으로 127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초선들의 표심에 따라 원내대표 선거전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초선 모임에 당내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한 초선 당선자는 “30일 오후 원내대표 후보들을 불러 의견을 들은 뒤 비공개 회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29일 말했다. 이날 참석 예정인 초선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초선 당선자와 비례대표 30~40여명이다. 서울, 경기, 시민사회단체로 역할을 나눠 이날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초선 당선자들은 ‘이해찬 당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합의’에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이 강하다. 김기식 비례대표 당선자는 “초선들도 이해관계가 엇갈려 당장 한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하기는 어렵지만 ‘이·박 합의’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은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일부 초선들은 이날 첫 모임 이후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별도의 모임을 결성하는 등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설 예정이다. ‘이·박 역할 분담론’에 비판적 지지를 보인 인천의 한 당선자는 “대안이 없다는 점 때문에 비판적으로 지지하지만 이제 정치를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이·박 합의’가 당의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결정이라는 게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당내 최대 규모인 초선들이 움직이면서 원내대표 후보들의 표 계산도 복잡해졌다. 박지원 후보의 목표는 1차투표 과반(64표) 확보를 통한 끝내기다.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 핵심 당선자 30명에 박 후보의 자체 표 10여표 등 현재 40여표는 확보했다는 관측이다. 계산상 24표 정도만 추가 확보하면 당선이 유력하다.

하지만 초선 모임 이후 반대 여론이 비등해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유인태 전병헌 이낙연 후보 등이 1차 투표보다 1, 2위가 본선에 오르는 결선투표를 통한 ‘뒤집기’에 무게를 둔 것도 이런 틈새를 노린 전략이다. 세 후보는 결선 진출자를 지원하는 연대에 합의한 상태다.

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50표 미만의 득표로 1차에서 끝내지 못하고 결선에 들어갈 경우 유·전 후보 측에 의한 뒤집기 가능성이 있다”며 “결선에 가더라도 1차에서 최소 55~63표의 득표력을 보여야 승리를 자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