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가가 30만원대 아래로 주저 앉으면서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에게 비상등이 켜졌다.

29일 우리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LG화학의 경우 40만원 이상에서 3000억원 이상의 ELS가 모집됐다. 주당 25만원 이하면 원금손실구간(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화학의 지난 27일 종가는 29만8000원으로 30만원을 밑돌았다. 최근 3개월 동안 21% 가량 급락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ELS 기초자산으로 편입된 물량 출회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일부 종목형 ELS의 경우 해당 종목의 원금 손실 구간(knock-in barrierㆍ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경우 대규모 매도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급락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LG화학의 ELS 기초자산 발행 규모는 878억원에 달한다.

최창규 연구원은 "LG화학의 ELS 수익률은 -17%로 발행규모가 878억원에 달해 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25만원 이하에서 대량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하지만 증권가에선 LG화학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최근 중국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IFRS 연결 기준)은 4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6133억원)를 크게 밑돈 결과다.

LG화학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이 8353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아울러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으나 주가 상승에 대한 긍정적 기대보단 우려 섞인 목소리가 더 높은 상황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5574억원으로 1분기보다 21.3% 증가하겠으나, 1분기 부진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치에 미달하는 수치"라며 "LG화학의 주가는 당분간 30만~40만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제품 수요 회복은 더딘 모습"이라며 "당초 전망과 비교해 중국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석유화학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시점까지는 화학 업종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합성수지 제품 가격은 전주 대비 1.1~1.6% 하락했고, MEG 가격은 전주대비 1.6% 내려갔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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