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행당동 행당시장 안에 형성된 먹자골목에는 대형 식당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먹자골목 상권에 고깃집, 횟집, 치킨집, 보쌈집 등이 밀집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곳에 지난해 11월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가 문을 열었다. 먹자골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목조풍 인테리어와 분위기 있는 조명이 인상적인 주점 ‘사이야’ 왕십리점이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공태식 사장(35·사진)은 “동네 상권하면 으레 고깃집, 치킨집, 피자집, 맥주집 등이 차지하고 있기 마련인데, 동네 상권에서 접하기 힘든 이자카야 전문점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며 “고급스럽고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미고 1만원대의 저렴한 메뉴로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사이야는 유럽식 조리방식과 나고야풍 선술집을 결합한 이른바 ‘프렌치 이자카야’다. 33㎡(10평)짜리 소형 매장에 적합한 시스템을 갖춰 골목상권 진입이 가능하다. 대학가나 도심상권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인 다른 이자카야와는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차별화 포인트는 가격과 분위기다. 공 사장은 “지난 8년 동안 교육업에 종사하면서 뭔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없을까 궁리해왔다”며 “그러던 차에 퓨전 선술집에 가게 됐는데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목조풍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이 좋았고 메뉴도 맛있고 저렴해 가맹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점포 입지 선정은 가맹본부의 추천을 받아 행당동 상권으로 정했다. 이곳은 상권이 좋은 편이다. 배후에 아파트단지를 둔 먹자골목이 형성된 데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이 걸어서 5분 거리다. 한양대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여서 유동인구도 풍부하다.

다른 사이야 가맹점들이 33㎡(10평)~49.5㎡(15평) 규모인 데 반해 왕십리점은 105.7㎡(32평) 규모의 1층 매장으로 야외 테라스까지 있어 운치가 있다. 이 때문에 인테리어와 시설비, 점포임대비 등으로 총 1억7000만원이 들었다. 월 임대료는 170만원 수준이다. 공 사장은 “메인 안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오뎅육수가 나오는데, 일본산 간장육수로 만들어 일반 분식집과 맛이 달라 손님들이 좋아한다”며 “육수를 비롯해 계란, 와사비, 레몬에 절인 단무지를 서비스 안주로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인기 메뉴는 명품오뎅탕을 비롯 연어크림치즈, 일본식 샐러드, 유린기 등이다.

주요 고객층은 20~30대의 남성들을 꼽을 수 있다. 젊은층 취향에 맞는 세련된 인테리어 덕분이다. 가족들을 데리고 오는 가장이나 젊은 부부도 많다. 급증하는 1인 가구 시대를 반영, 1인 고객을 위한 ‘오뎅바’도 운영하고 있다. 혼자서 마음 편히 술과 안주를 즐기려는 싱글들을 배려한 것이다.

이 점포에선 3명이 일한다. 공 사장은 총괄하고 홀서빙과 주방에 각각 1명씩 투입됐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로 총 78개 좌석에서 하루 평균 2회전 이상 돌아간다. 개점 이래 5개월간 월 평균 28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900만원 선. (02)747-4243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