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커티스 '2타 차' 우승..위창수 공동 4위

재미교포 존 허(22·허찬수)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총상금 620만달러·우승상금 112만6천달러)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막판까지 우승경쟁을 벌였지만 아쉽게 준우승했다.

존 허는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TPC의 AT&T 오크스 코스(파72·7천522야드)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4언더파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존 허는 첫 홀(파4)을 보기로 출발했지만 2, 10, 11, 14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3타를 덜어내고 7언더파 공동 2위가 되면서 역전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을 맞았다.

9언더파 단독 1위로 4라운드에 들어간 벤 커티스(35·미국)는 4번홀 보기를 5, 7번홀의 버디로 만회해 1타를 줄였으나 11, 12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흔들렸다.

6언더파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에 오른 매트 에브리(29·미국)는 1번홀 보기 후 2, 4, 5, 6번홀의 연속 버디로 9언더파가 됐다가 11·15번홀에서 다시 2타를 잃었다.

이로써 마지막 한 홀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한 세 선수 가운데 커티스가 8언더파로 1위를 유지하고 존 허와 에브리가 1타 차로 추격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손에 땀을 쥐게 하던 승부는 파5 마지막 홀에서 싱겁게 갈렸다.

17번홀에서 6.7m짜리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은 커티스는 18번홀에서 침착한 플레이로 버디를 잡아 한 타를 더 줄였지만 존 허와 에브리는 어렵사리 파 세이브를 하는 데 머물렀다.

결국 2타 차로 공동 준우승에 그쳤지만 존 허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뒷심은 놀라웠다.

지난 2월의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13언더파로 PGA 투어 첫 승을 올린 존 허는 이번 대회 1라운드를 5오버파 공동 119위로 시작해 예선 탈락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존 허는 2라운드에서 4타,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각각 공동 40위와 공동 3위로 뛰어오른 뒤 4라운드에서는 막판까지 우승을 다투다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존 허는 RBC 헤리티지에서 예선 탈락한 뒤 1주일 만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PGA 투어에서 '슈퍼 루키'로 주목받고 있다.

2009년부터 3년간 한국프로골프 무대에서 뛴 존 허는 2010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한 그는 '행운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존 허는 지난해 퀄리파잉스쿨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27위로 밀려나 25위까지 받을 수 있는 올 시즌 PGA 투어 진출권을 날린 뻔했다.

그러나 앞순위에 있던 2명이 다른 자격으로 2012시즌 출전권을 받아가면서 PGA 투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티켓을 잡았다.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2003년)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 3차례 우승했던 커티스는 근 6년간 우승하지 못해 세계골프 랭킹이 285위까지 처졌다가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0년 프로로 전향한 커티스는 올 시즌 들어서는 정규 대회에 3번 출전해 공동 14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 3월 열린 이벤트 대회인 타비스톡컵에선 공동 1위에 올랐다.

한편 3라운드에서 존 허와 함께 나란히 4언더파 공동 3위에 오른 위창수(40·찰리 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를 더 줄이고 공동 4위를 지켰다.

역시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노승열(21)은 2타를 잃고 공동 13위로 대회를 끝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2)는 공동 63위(9오버파)에 자리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