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창수 "나도 케빈 나처럼"
한 달 전 미국 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에서 3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다 우승에 실패했던 위창수(40)가 이를 만회할 찬스를 잡았다.

위창수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CC(파72·7381야드)에서 열린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총상금 600만달러) 첫날 6언더파 66타를 쳐 제이슨 더프너(미국)와 함께 2타차 공동선두에 올랐다.

7년간 166개 대회 무승의 불운을 겪은 위창수는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 마지막날 1번홀에서 ‘4퍼트’를 하며 퍼트 난조에 빠져 5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게다가 지난주 트랜지션스챔피언십 마지막날 5번홀(파5)에서는 ‘11온2퍼트’로 13타를 치는 수모를 당하며 꼴찌로 대회를 마감하기도 했다.

한 달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동시에 맛본 위창수는 케빈 나(29)를 떠올리게 한다. 케빈 나는 지난해 4월 발레로텍사스오픈 첫날 텍사스의 TPC샌안토니오 오크스코스 9번홀(파4) 나무 숲속에서 16타를 치며 망가졌다. 그러나 6개월 뒤 보란듯이 저스틴팀버레이크슈라이너스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따냈다.

위창수는 최근 선두권에 자주 이름을 올리며 우승권에 근접해 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72.2야드로 119명의 출전 선수 중 89위이지만 페어웨이 적중률 71.43%(공동 15위), 그린 적중률 77.78%(공동 10위) 등 정확도로 승부했다. 퍼트 수는 28개(공동 47위). 위창수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마스터스 출전 자격까지 덤으로 획득한다.

6차례 이 코스에서 우승컵을 안은 타이거 우즈(미국)는 3언더파 69타로 공동 4위에 오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왼쪽 아킬레스건과 전날 프로암 도중 갑작스런 등 통증이 있었으나 걱정할 수준이 아니었다.

파워도 되살아났다. 11번홀(파4)에서는 3번 우드를 쳤는데 드라이버를 친 헌터 메이헌(미국)보다 30야드가 더 나갔다. 퍼트 수가 32개로 다소 많았지만 15번홀(파4)에서 8m짜리 긴 슬라이스 버디퍼팅을 성공시켰고 6번홀(파5)에서는 6m 버디퍼팅을 떨궜다. 우즈는 아킬레스건 부상에 대해 “전혀 문제없다. 플레이하면서 신경쓰지 않았다. 모든 것이 완벽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경주(42)와 앤서니 김(27)도 3언더파로 공동 4위를 달렸다. 지난주 트랜지션스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한 배상문(26)은 1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뒤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2오버파의 성적으로 공동 57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