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비율 정하지 않을 가능성..호남 교체율 현재 19.4%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위원회가 본격적인 공천심사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공천 물갈이 폭이 어느 정도나 이뤄질지 관심사다.

공심위는 공천 원칙과 방향 등 기본적인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인 단계여서 물갈이 비율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심위 공보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역의원 평가지수와 여론조사 개선안이 나오면 현역의원 쇄신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며 "물갈이 비율을 정할지, 비율을 정하지 않고 심사를 할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번에는 18대 총선 때처럼 인위적인 물갈이 비율을 정하는 방식의 심사를 하지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심위가 비리전력자 원천배제, 호남 현역의원 30% 물갈이 등 18대 때처럼 일률적 기준을 정해 잘라내는 방식의 `네거티브 심사'보다는 후보 간 경쟁력을 따지는 `포지티브 심사'를 공천의 원칙으로 내세운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18대 총선 때는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각해 과감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했지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선거 분위기가 호전됐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한 공심위원은 "18대 총선에 비해 현역의원이 많지 않아 교체율을 목표로 삼긴 쉽지 않다"며 "인위적으로 몇 %를 자른다는 식의 기준을 잡고 하진 않을 것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물갈이비율을 정하지 않는 것이 물갈이를 적게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앞으로 공심위 논의를 지켜봐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2008년 18대 총선 때는 통합민주당의 현역의원 141명 중 비례대표를 포함해 30%대 물갈이가 이뤄졌다.

이 중 지역구 의원은 114곳 중 현역 교체지역과 불출마 선언지역이 26곳이어서 22.8%의 교체율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으로서 인적 쇄신의 상징성이 있는 호남의 경우 31개 지역구 중 2명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11명이 공천에서 탈락해 무려 41.9%의 물갈이 비율을 기록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 89명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이는 박상천 이용희 정장선 장세환 등 4명이고 비례대표 중 불출마자 6~7명을 포함하면 1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호남 지역구만 따져보면 불출마를 선언한 박상천 장세환 의원 외에 정세균 정동영 김효석 유선호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해 31개 지역구 중 6곳이 교체대상으로 정해진 상태다.

현재까지 19.4%의 교체율이다.

민주당이 물갈이 비율을 정할지는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현역의원의 25%를 공천심사에서 원천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어느 때보다 과감한 인적 쇄신을 공언하고 있다.

한 공심위원은 "새누리당은 워낙 의원 수가 많아 인위적 물갈이 비율을 정할 수 있지만 민주당은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다만 공심위도 새누리당의 쇄신 폭 등을 참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