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16일 밤 12월 임시국회 개회 문제를 놓고 심야협상을 벌였지만 또다시 양측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성과없이 끝나 결렬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협상결과에 대해 "초봄에 얼음 밑에서 물이 흐르듯이 물밑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어려움이 있지만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거리가 상당히 있고 견해차가 커서 더 논의해야 한다"며 "(합의에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1차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현재 민주당은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디도스 파문' 특검 도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 ▲미디어렙법 제정 ▲정개특위 가동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처리 ▲론스타 국정조사 ▲복지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 요구 사항 대부분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논의될 사안으로, 원내지도부가 사전에 일방적으로 합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야당의 조건없는 `선(先)등원'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간 팽팽한 입장차 속에 여권 일각에선 연내에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내 예산안 처리 불발시 헌정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가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