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품질경영대회] "품질의! 품질에 의한! 품질을 위한!"…무역 1조弗 원동력은 '강한 품질'
우리 드라마와 K팝, 그리고 전통음식까지도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서구로까지 뜨거운 한류 바람이 돼 전 지구를 달구고 있다. 우리 드라마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미리 완성된 대본이 없거나, 있더라도 매회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아가며 방영 직전까지 치열한고민과 초읽기 선택을 하여 시청자의 호기심과 재미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고 한다. 바로 이런 치열함과 과감한 도전이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지난 12월5일 우리나라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흥국 중 유일하게 ‘무역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특히 수출은 1964년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한 지 57년 만에 올해 처음으로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무역 규모가 1만배로 폭발적 성장을 한 것이다. 초기에 김, 오징어 같은 해산물과 가발 등에서 출발해 경공업 제품을 거쳐 자동차, 철강, 조선, 중화학제품, 원자력발전 플랜트와 가전제품, 컴퓨터, 반도체 등 기술 집약적인 공산품들이 더해졌다. 최근엔 우리의 ‘끼’가 담긴 한류 및 서비스 문화상품까지 해외시장으로 힘차게 발을 내딛고 있다. 무역 1조달러 달성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지속적인 품질향상의 노력을통해 우리나라 제품들이 선진국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는 품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세계적인 명품과의 경쟁에서는 남겨진 과제가 적지 않으며, 정보화 및 제조기술의 발달로 중국 등 후발국과의 품질 격차도 하루가 다르게 좁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기업들은 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경영을 주어진 규격준수가 목표였던 과거와 달리 글로벌 경쟁상황과 고객요구의 진화에 따라 품질의차별성 부각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아울러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전략차원에서 모기업과 협력기업 간 생태계(eco-system)의 상생 품질경영방식
인 공급망 품질경영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무역 2조달러 실현을 위해 세계일류기업육성 및 품질정책 강화에 한층 더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세계일류기업이란 글로벌 경쟁에서 누구에게도 이길 수 있는 강‘ 한 품질’의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
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말한다. 강한 품질이란 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고, 손이 닿지 않는 ‘작고, 사소하고, 쩨쩨한 부분까지 완벽해서 감동을 주는 품질’을 말하는 것이다.

품질경영의 대명사였던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 등 실패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기업들도 원가절감과 품질향상처럼 모순 또는 상충관계(trade-off)에 있는 목표들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른바 패러독스 상황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언제라도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품질전략에 있어서도 개인화 또는 맞춤화, 표준화 또는 규격화 간의 패러독스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상반된 상황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혁신과 전략의 유연성을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쟁상황과 룰이 빠르게 바뀌는 환경에서 현재의 조건에 맞춘 품질전략만을 고집하다간 예기치 않은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실패의 길로가기 십상이다. 우리기업들은 구태의 연한 전략의 틀에 갇혀 성공의 기회
를 놓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구성원의 시각이 유연하게 열려 있는지를 점검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앞서
창조해가는 강한 품질 리더십을 갖춰야 할 것이다.

오늘도 모 전자회사의 모바일 연구소에서 밤늦도록 퇴근을 미루고 스마트폰과 씨름하고 있을 아들에게 한마
디 해주고 싶다. “Of the Quality! By the Quality! For the Quality!”

한남대 < 비즈니스통계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