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영 인재육성] '융합형 인재'가 국가 경쟁력이다
최근 들어 기술(technology)과 경영(manage ment)이 접목된 기술경영(MOT)이 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다.

기술경영은 기업 경영에 활용하는 학문으로 기술전략, 기술개발, 기술인프라, 기술사업화 등에 공학, 과학, 경제학, 경영학의 원리를 결합하는 것으로 기업경영의 ‘꽃’이라 할 수 있다.

미국 국가연구위원회는 1987년 기술경영을 ‘공학, 과학 및 경영의 원리를 결합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능력의 기획, 개발 및 운영을 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국내 기술경영경제학회도 1999년 ‘공학과 경영을 통합·연결하여 기술중심 기업의 성공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발표했다. MOT교육은 기술의 관점에서 기술탐색과 기술사업화 등 기업의 기술혁신관리에 초점을 두는 반면 경영전문대학원(MBA)교육은 사업이 시작된 시점부터 출발하는 경영관점에서 본다는 점에서 다르다.

[기술경영 인재육성] '융합형 인재'가 국가 경쟁력이다
기술경영의 체계적인 출발은 1980년대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윌리암 밀러 교수의 ‘기술관리(Technology Management)’ 강좌다. 이후 1990년대 MIT 경영대학원에 MOT프로그램이 개설되는 등 기업경영에서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술경영은 미국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해 새로운 학문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250개 이상의 대학에서 MO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도 2002년 도호쿠(東北)대학을 시작으로 50여개 대학에 MOT 프로그램이 개설돼 매년 1만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기술경영 교육은 선진국에서만 이뤄져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IT 자동차 등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심도있게 다뤄야할 분야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게 출발했고 학위과정을 개설한 대학 수도 적지만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정부도 2006년부터 기술경영 과정을 대학에 개설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차 사업으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대학교, 포스텍, 성균관대교, 한국기술교육대에 기술경영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해왔다. 이 기간에 총 683명의 기술경영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시작된 2차 사업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에 기술경영 전문대학원을 설립했고 부경대, 성균관대, 서울대, 전남대, 한국기술교육대에 기술경영 일반대학원을 개설했다. 정부는 올해 이들 학교에 지원예산으로 82억원을 책정했다. 기술경영 일반대학원에는 최대 4년간 매년 4억원 내외에서 지원하고 기술경영 전문대학원에는 최대 5년간 매년 15억원 내외에서 예산을 제공한다. 이들 학교는 기술사업화 논문 공모전을 비롯 기술경영 전문교재 개발, 기술경영 국제콘퍼런스 운영 등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술경영은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과제다. 이런 이유로 정부도 관심을 갖고 매년 대학교를 늘려가고 있다. 다시말해 기술경영은 기업의 경영활동은 물론 국가의 운영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또 국가나 기업의 생존에도 기술혁신은 필수적이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의 창출 등을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기술경영 지식과 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기업이 인재육성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대학과 함께해야 경쟁력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수준을 확보하는 데는 아직 미흡하다. 특히 대부분의 중소·벤처기업은 필요한 기술경영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관리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새로운 기술 개발의 한계에 부딪치고 개발한 기술에 대한 사업화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

기업들은 약육강식 시장인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신기술 개발에 대한 기술적·상업적·사업적 측면에서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따라서 국가도 신성장동력의 발굴을 위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기술기획과 관리 중심의 전문인력 양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서비스 및 제품개발, 새로운 사업영역의 창출 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설을 확대해 기술경영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