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에서 용감무쌍한 특공대로 자주 등장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 특수기동대(SWAT)가 무기고를 털리는 망신을 당했다.

LAPD는 SWAT가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훈련용 건물에 보관 중이던 반자동 기관단총과 권총 등 고성능 총기 33정을 도난당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7일 (현지시간) 밝혔다.

LADP SWAT는 이 빌딩에서 훈련을 하기 위해 지난 12일 총기를 미리 상자에 넣어 건물 1층에 가져다 놓았으나 13일 오전에 확인해보니 총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없어진 총은 군이나 경찰 특공대원들이 기본 개인 화기로 주로 쓰는 MP-5 반자동 기관단총 21정과 45구경 권총 12정이다.

없어진 총은 공포탄만 쏠 수 있게끔 개조되어 있지만 간단한 작업을 통해 실탄 발사가 가능해 범죄 집단 손에 들어갔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범인들은 훈련용 건물 출입문, 무기를 보관한 방에 이르는 2개의 문 등 모두 3개의 문 자물쇠를 잘라내고 침입했다.

당시 건물 경비원은 없었다.

SWAT 대원의 건물 침투 및 인질 구출 훈련용으로 내부를 고친 이 건물은 SWAT 대원들이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 훈련을 치르곤 해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다.

LAPD 당국자는 "모든 가능성을 다 상정해서 수사 중"이라면서 "내부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SWAT가 총을 불과 1.6㎞ 떨어진 본부가 아닌 훈련용 건물에 미리 가져다 놓고 경비 대책마저 소홀히 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마이클 도닝 LAPD 부국장은 "참 어이없다"면서 "교훈으로 삼아야 할 사건"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