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잘 나가던 롯데 자이언츠가 9월 들어 연일 역전패에 울고 있다.

허약한 불펜 때문이다.

문제는 알고 있지만 해답이 안 보인다.

롯데는 21일 사직 SK전에서 구원투수진이 줄줄이 무너지며 2-6 역전패를 당했다.

2-1로 앞서나가던 6회에 등판한 왼손 강영식이 대타 최동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전세가 뒤집혔다.

이어 이재곤, 진명호, 김수완이 마운드에 나왔지만 3점을 추가로 헌납하며 추격 의지를 스스로 끊어버렸다.

롯데는 이날 역전패로 순위가 하루 만에 3위로 내려갔다.

롯데의 뒷문 약점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경기는 지난 9일 SK와의 문학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8회까지 8-1로 앞서 누구도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8회 2점, 9회 5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9회 8-8 동점은 결국 연장 10회 9-10 역전패로 이어졌다.

16일 청주 한화전에서는 10-7로 앞선 8회 등판한 임경완이 한화 대졸 신인 나성용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내줬다.

9회에는 마무리 김사율이 가르시아에게 끝내기 2점 홈런을 얻어맞아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사실 롯데가 9월에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치지만 않았다면 2위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SK와 KIA 타이거즈가 속출하는 부상 선수들 탓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기에 경기 차를 크게 벌릴 수 있었다.

하지만 9월 들어 '불펜 불안'이라는 고질병이 도지면서 롯데는 SK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1리 뒤진 3위에 머무르고 있다.

또 4위 KIA에 1게임반차로 쫓기는 신세가 돼 3위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사실 롯데가 후반기 경이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5위에서 2위 싸움까지 할 수 있었던 데는 불펜의 안정화가 가장 컸다.

특히 마무리 김사율은 16일 한화전을 제외하고 후반기에만 14세이브를 챙기며 '율판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거꾸로 말해 순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순위싸움과 직결된 한 경기 한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려고 불펜이 총동원되면서 불펜의 체력 소모가 컸다.

롯데 양승호 감독도 이를 알고 있지만 순위 싸움이 끝나지 않아 불펜 투수들을 쉬게 해줄 수 없을 뿐이다.

따라서 롯데에는 22일 SK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날 경기 승리로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둬 2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뒤 주말 경기에서 2위를 결정짓는다는 게 롯데의 계획이다.

반면 이 경기를 내준다면 이번에는 준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가 있는 3위 자리를 수성하기 위해 다시 총력전에 들어가야 한다.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