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 오피스텔은 수요가 많아 공실률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동산에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 것으로 예상돼서인지 최근 매물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고 있네요. "(이명림 서울 서초동 리21공인 사장)

서울 강남역 일대 오피스텔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달 신분당선 개통으로 '더블 역세권'이 되는데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연 5%대 수익에 시세차익도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사거리와 뱅뱅사거리 사이 강남대로 양편 오피스텔 밀집지역에서 매물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근무한다는 김모씨(32)는 "인근 양재역에서 통근버스를 타기도 쉽고 생활도 편리해 강남역 인근 오피스텔을 구하고 있다"며 "공간만 넉넉하면 신혼집으로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다시 상승곡선을 그려 매매 가격은 작년 말에 비해 평균 1000만원 이상 올랐다. 계약면적 기준 68~78㎡인 '도시에빛 2차' 등 일부 인기 오피스텔은 올해 초에 비해 3000만원가량 뛰었다.

이 사장은 "구매 문의는 많지만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판단한 집주인들이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서 매물이 귀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나은경 강남탑부동산 실장은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한 번에 2실을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월 임대료도 5만~10만원가량 높아지는 추세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계약면적 기준 59~65㎡ 오피스텔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수준이다. 수요가 많은 풍림아이원매직(61㎡) 현대렉시온(58㎡) 등은 110만원을 내야 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분당선 개통을 앞두고 임대 수요가 몰리면서 시세보다 5만~10만원 비싸게 나온 임대 매물도 바로바로 소화되고 있다"며 "시세를 감안한 임대 수익률은 연 5%대"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투자로 접근해야

건설사들은 수요를 감안해 강남역 인근에 오피스텔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한라건설은 서초동에 들어서는 '한라비발디 스튜디오 193'에 대한 일반분양을 18,19일 진행한다. 도시형 생활주택 149가구,오피스텔 44실로 이뤄졌다. 대우건설도 다음달 강남역 인근에 오피스텔 '역삼동 푸르지오시티' 272실을 분양한다.

강남역 일대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매입가격을 토대로 임대수익 및 시세차익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 분양가는 2008년 3.3㎡당 839만원에서 지난해 1268만원으로 뛰었다. 작년 말 분양한 효성인텔리안은 3.3㎡당 1640만원으로 소형 평형도 3억원에 육박한다. 임대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주택시장에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들게 되면서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오피스텔은 임대상품 성격이 강한 만큼 시세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임대수익 여부를 따져보고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