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상장한 한국항공우주(KAI)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절반 가까이 급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의 시각에선 현재 KAI가 받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대비 주가수준)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I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상장 첫날 8.57% 에서 전날 4.49%까지 감소했다. 상장 이후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왔으나 외국인은 지속적으로 지분을 처분한 것이다.

KAI는 시초가 1만9300원(공모가 1만5500원)으로 지난달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종가는 2만7750원으로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가와 시초가 대비 약 80%와 44% 가량 상승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국내 기관과 개인과는 다르게 KAI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면서 "글로벌 완제기 업체도 받지 못하는 밸류에이션을 KAI가 받을 이유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잉의 2011년 실적 추정에 근거한 주가수익비율(PER)은 17.6배, 2012년 13.6배 수준이다. 록히드마틴의 경우는 11.1배, 9.1배다. 현재 KAI의 올해와 2012년 가이던스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5.2배와 20.5배 수준이다.

증시전문가들은 KAI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설명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완제기 업체로서의 독점적 위치를 내세워 일정 부분의 주가 프리미엄은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최근 토러스투자증권은 2012년과 2013년 실적 추정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기존 2만5200원에서 3만9700원으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에선 향후 2년간의 실적 추정을 근거로 밸류에이션 모형을 짜지만 KAI의 높은 주가 수준을 설명하기 위해 향후 2년간의 실적 추정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상우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2013년 평균 주당순이익(EPS) 2661원에 과거 적용했던 14.9배의 멀티플을 적용해 3만9700원의 목표가를 제시한다"면서 "이스라엘, 폴란드, 이라크로의 T-50 고등훈련기, 동남아 KT-1 수주 가능성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2~2013년 평균 EPS 전망치는 2661원으로 당초 전망치인 1690원 대비 57.5%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이 높아 고 밸류에이션 논란에 대해선 여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날 주가가 급락한 이유도 주가 급등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주가 수준이 높아 '오버 슈팅' 우려가 있는 상황인 만큼 주가의 변동성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