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특임장관이 연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6일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 계획에 대해 "모든 조직을 동원해서라도 국민의 이름으로 울릉도 진입을 막겠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일본 외무상의 대한항공 비행 자제 지시와 관련, "우리나라 영토에서 우리나라 비행기가 비행하는데 일본이 무슨 참견인가"라며 "독도에 대한 터무니없는 주장만은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이 장관이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갈수록 노골화, 지능화하는 상황에서 더는 이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외교적 문제에 대해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거침없이 소신 발언을 하는 데는 이 장관 개인의 인생사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이 종종 인생의 갈림길로 꼽는 순간은 굴욕적인 한ㆍ일 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던 대학생들이 박정희 군사정권에 항거한 1964년 6ㆍ3 항쟁이다.

당시 시위주동자로 중앙대에서 제적당한 이 장관은 군에 강제 징집돼 3년 뒤 만기 제대했지만 3선 개헌 등을 이유로 복교를 거부당했고 이후 민주화 운동의 길로 들어서면서 5번 투옥돼 10년간 감옥 생활을 했다.

한 측근은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장관의 인생이 사실상 굴욕적인 한ㆍ일 회담으로 송두리째 바뀌었기 때문에 독도 문제와 이 장관 개인의 정치적 정체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1971년 민주수호청년협의회를 결성한 이 장관은 사토 에이사쿠(佐藤英作)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이 문화 침략의 본격적인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반대 성명을 내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 장관은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면 직접 현장을 찾거나 반대 시위에 동참하는 등 저지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