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이르면 13일 차기 검찰총장이 내정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후보가 차동민 서울고검장과 한상대 서울지검장 양강구도로 압축되는 분위기다.법무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교체 등 여전히 변수가 많아 대구·경북(TK)출신인 노환균 대구고검장과 박용석 대검 차장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동민 고검장과 한상대 지검장 두 사람을 놓고 막판 저울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대검찰청의 한 간부는 “차 고검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조직내부의 신망이 두텁고,한 지검장은 조직장악력과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위기관리능력에선 차 고검장이,한상률 전 국세청장 수사마무리 등 공을 따지자면 한 지검장이 앞선다는 얘기도 있다.내년 총선과 대선 관리에 가중치를 높게 둘 경우 대검 공안부장 출신으로 공안통인 노 고검장이 다크호스다.

특히 59년생 동갑내기인 차 고검장과 한 지검장은 각각 경기 평택과 서울 출신이어서 지역색이 옅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둘의 경력상 차이점이라면 서울중앙지검 특수 2,3부장과 대검 수사기획관을 거친 차 고검장의 수사경력이 화려한데 비해 한 지검장은 법무심의관,법무실장 등 법무부 경험이 많은 기획통으로 분류된다.학맥으로는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대를 나온 한 지점장이 유리해 보이지만 미식축구 출신임에도 허리디스크 수술로 군을 면제받았다는 약점이 있다.

차·한 두 사람의 부인쪽 가계도 흥미롭다.차 고검장은 처가에 검사장 출신 등 법조인이 수두룩하고,한 지검장은 처가쪽에 육사출신과 재계 인사가 많다.차 고검장의 장인은 문상익 변호사(81)다.서울지검에서 검사로 출발해 법무부 검찰국장과 수원지검장을 지냈다.문 변호사의 3남이자 차 고검장의 처남인 문광섭씨는 현재 사법연수원 교수(판사)로 있다.문상익 변호사는 딸부자집의 맏딸에게 장가를 갔기 때문에 동서들과 나이차가 많이 난다.문 변호사가 처제들에게 서울대 법대 및 법조계 후배들을 남편감으로 소개한 것이 법조패밀리 탄생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문 변호사의 셋째 동서 류명건(63)씨는 서울고검 검사 출신으로 현재 한진중공업홀딩스 사외이사로 있고,넷째 동서는 춘천지법 강릉지원 판사와 한나라당 의원을 지낸 정인봉씨(57)다.문 변호사의 매부 송종의씨는 대검 강력부장·중수부장,서울지검장,대검차장 등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뒤 법제처장까지 역임했다.

한 지검장의 장인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위원인 박정기씨다.오는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직전에 열리는 IAAF 총회에서 6선에 도전할 정도로 아직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육사 14기 출신으로 한국중공업과 한국전력 사장을 맡았다.박정기씨는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의 매제이기도 하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숙부 최종관 전 SKC고문의 4녀와 나웅배씨의 아들이 부부다.최 회장의 장인이 노태우 전 대통령인 것을 감안하면,한 지검장은 혼맥으로 몇다리를 거치면 5공 핵심세력에까지 닿는다.한 지검장의 부친 한윤수씨는 육군법무관 출신의 변호사였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