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돼 평창을 응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대표단이 6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펼친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4분간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피겨 요정' 김연아와 미국에 입양됐던 스키 선수 토비 도슨 등이 IOC 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창은 IOC 위원들에게 '꿈과 희망'이란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밝힌다. 유치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OC와 올림픽이 우리나라에 남긴 유산에 대해 그 어느 누구보다 깊이 감사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올림픽을 통해 받은 것을 전 세계와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수개월간 목이 갈라질 정도로 영어 발음 교정을 하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한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및 2차 핵안보정상회의 유치,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에 이어 평창 유치를 사실상 마지막 외교적 '승부수'로 생각하고 '올인'했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선수로서 자신이 가진 꿈을 새로운 지역의 재능 있는 다른 선수들과 나눌 수 있도록 해달라고 IOC 위원들에게 호소했다. 김연아는 "나는 정부가 한국의 동계 스포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며 살아있는 유산"이라며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주고 다른 이들을 고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데 대해 '고맙다'고 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IOC 위원들에게 호소했다. 도슨은 입양아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던 자신의 경력과 그 과정에서 스포츠가 자신에게 준 꿈과 희망을 얘기했다. 도슨은 "평창은 10년 가까이 준비하면서 천천히 꾸준히 동계 스포츠시설을 건설했고 김연아와 같은 훌륭한 인재를 키웠다"며 "이 모든 노력은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개최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하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프레젠테이션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나승연 유치위 대변인은 "평창 2018을 준비하는 우리의 주제인 '새로운 지평'은 희망"이라며 "우리의 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동계 스포츠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지역 선수들이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평창은 과거 두 차례 도전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리 차례라는 식의 안일한 사고방식으로 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평창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다는 것을 알렸다. 모든 경기장이 3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접근성을 적극 홍보했다. 2004년부터 8년간 '드림프로그램'을 통해 동계 스포츠 불모지 국가들의 청소년들을 육성하는 데 노력했다는 것도 강조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평창은 전 세계가 알아봤다. 로이터통신은 6일 낮부터 평창이 1차 투표에서 최다 50표를 획득해 30~35표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독일 뮌헨,12~15표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안시를 크게 앞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50표는 1차 투표에 참가한 95명의 IOC 위원 과반에 해당한다.

강원지역 주민 400여명으로 구성된 평창 서포터즈는 평창유치위 본부가 있는 더반 리버사이드호텔 인근 야외에 5m 크기의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평창 대표단도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서포터즈와 합류해 평창의 2018 동계올림픽 유치를 응원했다. 평창은 강원도를 넘어 한국의 자랑이 됐다.

더반=김수언/홍영식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