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예상대로 프로그램 매물 폭탄이 쏟아졌지만,코스피지수는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이제 시장의 시선은 옵션만기일 이후 증시의 향방에 쏠려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다만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약화되고 있어 상승탄력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종목별로 차별화된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수 타깃을 좁혀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에 눌려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하지만 마감을 한시간여 앞두고 상승 반전한 뒤 오름폭을 늘려 결국 19.14포인트(0.90%) 상승한 2141.06으로 거래를 마쳤다.지난 5일 기록한 전고점(2130.43)을 넘어 7거래일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급격히 줄면서 지수 반등에 힘을 보탰다.오후 2시께 7700억원까지 늘었던 프로그램 매물은 마감 동시 호가에만 2200억원이 줄었다.4278억원 ‘팔자’ 우위로 마감됐지만,그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적었다.

국내 증시가 프로그램 매도에도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비결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중심으로 개별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비차익거래로 국내 주식을 샀던 외국인이 지난 11일 이후 매도 우위로 돌아섰지만 주식 매도 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다”며 “이는 곧 외국인이 개별 종목을 사들이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날 전체적으로 186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서도 LG화학(550억원) 포스코(366억원) 하이닉스(348억원) 등 몇몇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외국인 매수세는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일부 대형주에만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옵션만기일을 무난히 넘긴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종목별 차별화는 한층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2일 선진국의 201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등 선진국 경제의 둔화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신흥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으로 외국인,특히 미국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기대를 모았던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와 어닝시즌 실적발표에 대한 실망 등의 요인으로 보합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유럽은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또 다시 불거진 상황이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매수 타깃을 좁혀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자동차 화학 기계 철강 등의 비중확대를 권했다.개별 종목 가운데는 LG화학 대한항공 한국타이어 현대제철 등을 주목대상으로 꼽았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