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부산과 경남 출신의 청와대 참모들이 공항문제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15일 이례적으로 경남과 부산을 한꺼번에 방문했다.

김대기 경제수석,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김희정 대변인 등 PK 출신 청와대 보좌진은 이날 오전 경남을 찾아 언론사 사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지역 여론을 청취했다.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부수석은 경남 밀양시를 방문해 엄용수 시장을 만나 지역 발안 방안에 대한 여론을 듣고 지역 시민단체 대표 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밀양이 고향인 천 수석은 “동남권 신공항 때문에 주민들이 섭섭한 것을 알고 있으며 위로하기 위해 밀양을 먼저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에는 부산시청을 방문해 허남식 부산시장과 제종모 시의회 의장을 잇달아 예방하고 동남권 경제발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전달하고 지역 현안을 청취했다.허 부산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김 대변인은 “(신공항 문제에 대해) 부산시민에게 죄송하다는 대통령의 뜻을 다시 한번 전달하기 위해 왔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부산의 현안이 충분히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특히 “김해공항 문제와 관련해 모든 길을 열어놓고 고심하고,시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대통령과 정책 결정부서에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김 수석도 “신공항 문제로 부산시민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신공항 결정은 경제적 타당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며 “김해공항을 보완해 불편이 없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정부 입장을 거듭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천 수석은 “부산발전을 위해 신공항이 만들어지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신공항 문제로 부산시민이 받은 충격이 크다”며 “정부가 백지화 이유로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했지만,부산시민은 정치적 요인 때문에 백지화된 것으로보고 있다”며 “김해공항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보완책을 빨리 마하고,장기적으로는 김해공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덕도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 관계자들은 오후 신공항 유치운동을 주도했던 부산상공회의소와 신공항 유치위원회 관계자와도 만나 정부 결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지역발전 방안을 논의했다.신정택 부산상의 회장은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각해 앞으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국가 균형발전을 정책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신 회장은 “부산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어 이를 놓치면 국가적으로 손실”이라며 “김해공항 가덕 이전은 부산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밀양의 신공항 건설무산에 반발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은 이명박 대통령이 조만간 이지역에서 열리는 지역행사에 참석에 민심을 직접 들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