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을 하다가 순간 화를 참지 못해 아내를 살해하고 범행 사실을 알게 된 아들까지 해치려 한 잔혹한 가장이 경찰에 구속됐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외국에서 3년간 파견 근무를 하다가 지난 1월 한국에 돌아온 회사원 이모(38)씨는 외국에서 다른 여자를 만났던 게 아니냐고 계속 의심하는 아내 A(35)씨와 자주 부부싸움을 했다.

지난 20일에도 아내 A씨가 남편 이씨에게 여자 문제를 따지면서 부부싸움을 하다가 화를 참지 못한 이씨가 아내를 목졸라 살해했다.

그런데 집에 있던 아들(7)이 엄마가 숨진 사실을 알았고, 이씨는 범행을 목격한 아들의 목까지 졸랐다.

아들은 목 부위에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이 목숨을 건졌다.

이씨는 아들이 의식을 되찾고 나서도 병원에 데려가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가족들은 A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범행 다음날인 21일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아들 목에 난 상처에 대해 "목을 조르다가 갑자기 정신이 들어서 기도를 확보하게 하려고 주방에 있던 과도로 목 부위를 찔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아들을 살리려고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3일 이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