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 있는 컴퓨터 마우스가 서울시내의 터미널 화장실 변기보다 더러운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은 서울 소재 50개 PC방에 대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마우스에서 5.9×101~1.6×109 CFU의 일반 세균수가 검출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대형마트 카트 손잡이, 고속도로 화장실 손잡이, 찜질방 베개 등에 있는 일반세균수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또 소비자원이 조사한 마우스 8개(16%)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돼 PC방에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 손, 비강 등에 있는 대표적인 식중독균이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PC방이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분리하지 않고 조명을 어둡게 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연 PC방 한 곳을 제외한 49개 PC방 중 36곳(73.5%)이 환기시설인 에어커튼을 가동하지 않는 등 흡연구역과 급연구역을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 있었다.

PC방은 밀폐된 장소여서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담배연기의 독성이 희석되지 않아 일반 간접흡연보다 더 해롭다는 설명이다.

또한 37곳(74%)의 PC방이 실내조명을 기준 조도인 40룩스 이하로 설정해 실내가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한국산업규격 조도기준에 의하면 학교의 컴퓨터실은 조도를 400으로 유지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보건복지부에 금연·흡연구역의 완전 분리방안 마련을,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사업자들의 교육 이수 의무 부과 등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은 손을 씻고 공용물품을 사용하는 등 개인위생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