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상 이유로 파리 아닌 남부도시 칸 될듯

내년 하반기 프랑스에서 열리는 차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개최 도시는 어디가 될까.

아직 서울 G20 정상회의도 막을 올리기 전이지만, 이번 서울 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명실상부한 '프리미어 포럼'(Premier forum)으로서의 위상을 다지게 될 G20 체제가 내년에는 어느 도시에서 의제를 논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는 G20의 전임 의장국 혹은 개최국들의 대체적인 전례에 따라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도 수도 파리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호상의 이유를 들어 대도시인 파리보다는 영화제로 이름난 프랑스의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프랑스 언론은 이미 칸에서 G20 정상들이 모일 것이라는 내용을 기정사실화해 보도하고 있지만,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서울 정상회의가 공식개막도 하기 전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이런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사실, 서울을 포함해 지금까지 5차례의 G20 정상회의 중에 세 번이 개최국의 수도에서 열리는 등 개최국의 수도에서 G20 정상들이 모이는 게 일반적인 편이다.

1, 2회 G20 정상회의의 개최지인 워싱턴과 런던은 각각 미국과 영국의 수도이고 캐나다 토론토는 비록 수도는 아니지만 명실공히 캐나다 제1의 도시다.

피츠버그 회의는 워싱턴에서 이미 한차례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는 이유 등을 고려해 개최지로 결정됐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칸 영화제라는 국제적인 축제를 매년 개최하며 세계적인 도시로 이름이 난 칸의 특성과 함께 G20 정상들을 경호하기에도 편리하다는 점 등으로 칸이 차기 G20 개최지로 유력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차기 회의 개최일자와 도시를 확정해 발표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정상회의의 경우를 봐도 지난해 9월 피츠버그 회의에서 한국이 '차차기'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확정ㆍ발표할 당시 개최도시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정부는 피츠버그 정상회의 이후에도 인천 송도와 제주, 서울 등을 놓고 몇 달을 저울질하다 수도 서울로 개최도시를 최종 낙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나 기획재정부는 다음 정상회의 개최시기와 도시 등은 지금으로써는 신경쓸 타이밍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데 온 역량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사실 그런 문제에 신경 쓸 겨를도 없다"면서도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프랑스 정부가 개최 장소나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