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시청률 13.3%로 종영..인터넷 댓글 40만건

'급 찬물 끼얹는 20강' '드라마 결말은 산으로' '황당한 엔딩'….

'꽃선비 4인방 신드롬'을 일으키며 숱한 화제를 모은 KBS 2TV 수목극 '성균관 스캔들'이 그간의 '공'에도 불구하고 시간 부족으로 허겁지겁 마무리를 해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시청률 13.3%(TNmS)로 종영한 '성균관 스캔들'은 20회 평균 10%대의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3일 현재 인터넷 댓글이 40만 건(공식홈페이지+디시인사이드갤러리)에 육박하고 팬들 사이에서 '다시보기' 광풍이 이는 등 시청률로는 재단할 수 없는 큰 인기를 모았다.

이런 열기로 광고 수주율은 75%에 이르렀고, 주인공 4인방은 드라마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인기를 누리게 됐으며 원작소설의 판매도 급상승했다.

하지만 드라마는 임금 정조와 주인공 성균관 유생 4인방이 내내 해왔던 '조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끝에서 얼렁뚱땅 봉합해버리며 용두사미의 우를 범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러한 결말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여운을 잘라버린 해피엔딩 = 영조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해 남겼다는 '금등지사'는 원작소설과 가장 다른 점으로, 드라마를 지탱해온 힘이었다.

그러나 드라마는 정작 '금등지사'를 찾은 후에는 시간 부족 때문인지 마치 시트콤처럼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식으로 모든 상황을 후다닥 정리하고 갑작스러운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정조가 그토록 꿈꿨던 야망이 단지 김윤희가 남장여자였다는 사실로 인해 꺾이는 것 자체도 황당한 데다, 병조판서의 쿠데타가 무산되는 과정, 초선이와 하인수의 뒤늦은 깨달음와 감정교감 등은 그야말로 '날림공사'였다.

많은 시청자가 해피엔딩을 바란 것은 분명하지만, 그간 주옥같은 대사와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에서 청춘의 고민을 가볍지 않게 풀어내온 드라마의 똘똘한 행적과 비교하면 결말은 해피엔딩임에도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제작진은 막판에 홍벽서를 이은 청벽서의 등장에 코믹터치를 가미해 웃음을 주려했지만 그것 역시 설익은 밥처럼 아쉬움을 줬다.


◇낮밤 뒤섞인 촬영, 엉성한 전개도 아쉬움 = 화려하고 기발한 미장센과 '때깔' 좋은 주인공들의 모습은 이 드라마의 발칙한 스토리와 어우러져 시청자에게 조선시대로의 즐거운 여행을 선사했다.

그러나 대본작업과 촬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뒤로 갈수록 시간에 쫓겨 엉성한 점도 많이 노출했다.

시청자들은 "후반부가 이렇게 엉성해서야 '한류 콘텐츠'로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겠냐"고 입을 모아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같은 장면의 낮과 밤이 뒤바뀌는 일은 다반사였다.

분명히 책방에 대낮에 들어섰는데 잠깐의 머뭄 뒤에 나오니 한밤중이 돼버린 상황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반복됐고, 관군이 홍벽서를 번번이 놓치는 상황 역시 너무 어설펐다.

또 가짜 홍벽서로 나선 초선이의 이야기도 전개 과정에서 뭉턱뭉턱 잘려나가는 등 드라마는 막판에 시청자의 이해를 구해야하는 장면이 많았다.


◇청춘퓨전사극 장 열어..시즌2 제작 요구도 = 하지만 수많은 '폐인'을 양산한 드라마답게 '성균관 스캔들'은 청춘퓨전사극의 장을 열고,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냈다는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 때문에 시즌2 제작에 대한 요구도 빗발치고 있으며, 제작사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원작소설의 속편인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볼 계획이다.

제작사 래몽래인은 3일 "시즌2를 제작한다면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볼 계획"이라며 "주인공 4인방이 성균관을 나와 행동하는 지성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새로운 스타탄생 = '성균관 스캔들'의 가장 큰 수확은 새로운 스타의 발굴이다.

그룹 JYJ의 박유천이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을 털어내며 매회 나아지는 연기로 단숨에 주연급 연기자 반열에 들어섰고, 그간 별다른 특징이 없던 박민영은 남장여자 캐릭터의 대표선수가 됐다.

또 송중기와 유아인은 '걸오앓이' '여림앓이'라는 말을 만들어내며 자신들의 매력을 만천하에 과시했고, 김태희 작가 역시 비록 원작이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단독 집필한 작품에서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이름 석자를 알렸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