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태양광 업체들이 중국 기업들의 등장 때문에 어려운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솔린드라, 나노솔라, 미아솔레 등 실리콘밸리 태양광업체들은 태양광패널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해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태양광 산업을 선도하려고 했으나 최근 중국기업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전략 선회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칩이나 하드 드라이브업체들이 설립한 이들 기업은 자신들의 첨단 기술로 글로벌 태양광산업의 인텔이나 애플이 될 것이라는 기대로 수십억달러의 벤처자금을 유치했다.

대표기업인 솔린드라는 지난달 7억3천300만 달러를 들여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지역의 공장을 태양광 패널생산시설로 전환하는 등 최근 이들 기업이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JA솔라, 선테크 등 중국 기업들은 한발 앞서 대규모 정부 보조금을 받고 대대적인 규모의 경제 등에 힘입어 기존 기술로 만든 태양광 패널의 가격을 낮추고 시장을 장악해 버렸다는 것. 이에 따라 일부 실리콘밸리 태양광업체들은 전략을 수정해 틈새시장을 찾는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솔린드라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연방정부도 로봇으로 운영되는 공장설립에 5천3천500만달러 자금대출에 대한 보증까지 했다.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처 완공되지 않은 공장을 방문해 "경제성장의 진정한 엔진은 솔린드라와 같은 기업이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장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 중국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태양광모듈의 가격을 40%나 낮추자 솔린드라는 고객들에게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당초 예정보다 2개월 이른 지난달 13일 공장가동을 시작하는 등 애를 쓰고 있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는 지난 15일 중국 정부가 대체에너지 기업들에 부적절한 지원을 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중국정부가 청정에너지기업에 제공한 보조금 등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철강노조의 청원을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실리콘 잉크를 생산하는 인노벌라이트의 최고경영자(CEO) 콘래드 버크는 "대규모 정부보조금과 낮은 이율의 대출, 값싼 노동력과 규모의 경제, 태양광 부문 총력지원체제의 정부 전략 등에 어떻게 맞서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회사는 최근 태양광모듈생산을 포기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