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하원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화당이 내친김에 상원까지 과반의석 확보를 기대했으나 보수 유권자단체인 '티파티'의 바람에 밀려 상원의 다수당 확보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14일 델라웨어주의 연방상원의원 출마자를 뽑는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지원한 티파티 후보인 크리스틴 오도넬(41.여)이 공화당 주류층의 지원을 받은 마이클 캐슬(71) 하원의원에게 승리를 거뒀다.

주지사를 거쳐 9선의 하원의원을 지낸 캐슬은 공화당내의 대표적인 중도온건파 인물로, 마케팅 컨설턴트인 오도넬 후보에 비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관측돼 왔다.

델라웨어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36년간 상원의원직을 유지한 민주당의 텃밭이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인기가 추락하면서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델라웨어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배출 가능성이 점쳐져왔다.

그러나 티파티의 바람을 타고 40대 초반의 여성 후보인 오도넬이 관록의 캐슬을 누르고 본선 도전장을 거머쥐자 공화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예비선거 과정에서 양후보간의 노골적인 네거티브 공세로 약점이 모조리 노출되고 오도넬의 예전 보좌관이 오도넬을 `사기꾼'으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11월 본선에서는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47) 후보가 쉽게 오도넬을 따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15일 정치전문 인터넷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37석의 상원의석이 걸린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종전보다 최소 7석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민주 59석, 공화 41석인 상원의 의석분포는 민주 52석, 공화 48석으로 바뀐다.

이러한 판세분석은 델라웨어에서 민주당이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델라웨어에서 민주당 후보가 `접전 우세' 정도로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화당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열세인 델라웨어에서 오도넬 대신 온건파인 캐슬이 본선에 나서면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교두보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도넬의 승리로 이러한 기대는 델라웨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렇다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의석 전략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러스 파인골드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위스콘신과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의 네바다, 바버라 박스 의원의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현역 상원의원이 재선에 나선 3개주에서는 민주.공화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1∼2% 포인트에 불과해 남은 기간 선전 여부에 따라 상원의 판세가 공화당 우위로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