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아닌 파트너 원해"

방한중인 후안 에보 모랄레스 아이마 볼리비아 대통령은 26일 "볼리비아의 운명을 좌우하는 천연자원 개발에 한국의 관심있는 투자를 바란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경제 4단체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과 같은 나라와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국의 비약적 경제성장 경험을 벤치마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일꾼으로 보는 새로운 주인을 바라는 게 아니라 민간분야에서 협력해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상대를 찾고 있다"며 "자원을 최적화해 개발하면서도 환경을 해치지 않겠다는 게 우리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우리가 석유, 가스, 리튬과 같은 자원이 풍부하지만 이를 산업화하는 능력이 없는 것을 인정한다"며 "이를 산업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외국과 공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볼리비아 정부가 중점을 둔 전력 인프라 확충과 관련, 모랄레스 대통령은 "수력발전을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를 확충하려고 하는데 대규모 수력발전소보다 소수력과 지열발전소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기업이 외국에서 싼 제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폭리를 취한 바람에 인플레 문제가 생겼었으나 주요 농공업 분야의 국영기업을 설립해 물가 상승률을 안정화했다"며 자국의 경제 상황을 소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한국 정부와 기업인의 호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런 환대를 기대하지 못했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이 행사를 주관한 대한상공회의소의 손경식 회장은 "리튬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볼리비아는 경제개발 경험과 축적된 기술이 있는 한국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볼리비아의 리튬개발 사업에 한국기업이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상득 의원은 행사 뒤 즉석 발언을 통해 "우리나라가 아주 어려웠던 시기인 한국전쟁 때 볼리비아는 우리에게 구호물자와 약품을 보내준 나라"라며 "지금은 우리가 잘 됐기 때문에 볼리비아에 당시 고마움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경제4단체 대표와 이희범 STX중공업에너지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신박제 NXP반도체코리아 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양태진 한화 대표이사, 하영봉 LG상사 대표이사, 김명조 삼부토건 대표이사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