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로펌들이 몰려오고 있다. 한국 · 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하반기에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국로펌들이 시장선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0일 주한영국대사관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따르면 영국 5위권 로펌인 앨런앤오버리와 HGF,클라이드 앤 코,애들셔고다드,허버트스미스 등 5개 로펌이 소속 변호사 10여명을 한국에 보내 시장을 탐색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앤장,태평양,광장 등 상위 10위권 로펌 관계자 및 미래에셋 등 기업법무팀 임원 70여명과 만나 업무협력 등을 타진했다.

이번 행사는 영국정부와 영국무역투자청,영국변호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당초 7개 영국 로펌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사태로 다른 2개 로펌이 불참했다. 영국대사관 관계자는 "영국 로펌들이 한국의 잠재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행사가 진행됐다"며 "한 · 미 FTA보다 한 · EU FTA가 먼저 비준되면 영국 로펌들이 미국 로펌보다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영숙 변협 국제과장은 "지난해 9월 외국법자문사법이 시행된 후 외국 로펌이 한국에서 공식행사를 가진 것은 처음"이라며 "영국 로펌들이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법자문사법에 따르면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의 로펌은 해당국의 법률에 대해 자문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법정에서 소송대리나 법정변호 등 국내법 관련 사무를 할 수는 없지만 정부는 향후 이들 분야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행사에 참석한 앨런앤오버리의 변문삼 변호사는 "한국 기업들의 외국 기업 인수합병(M&A), 해외 대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에 한국 로펌들과 공동으로 일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