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천무효.본회의 불참 선언..예산안 대치 격화

국회 국토해양위가 8일 전체회의에서 `4대강 예산'을 원안대로 강행처리하고 이에 민주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의사일정을 거부해 본회의가 파행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전체 계류안건 101건 가운데 40건을 처리한 데 이어 오후 회의를 속개해 나머지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4대강 예산 일방처리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 본회의가 무산됐다.

앞서 국토위는 이날 낮 3조5천억원의 4대강 예산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해 예결특위로 넘겼다.

이날 예산안 의결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비교섭단체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표결 없이 이병석 국토해양위원장의 통과선언으로 이뤄졌으나 민주당은 야당 의원들의 이의 제기를 무시한 일방적 `날치기 처리'라고 규정하면서 원천무효 및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토위의 4대강 예산 강행처리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야당 의원들이 분명히 `이의 있다'고 말했는데도 방망이를 두드렸다"며 4대강 예산 원천무효와 함께 본회의 불참을 전격 선언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이병석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단독 날치기를 시도하다가 날치기 자체가 미수에 끝난 무효화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4대강 예산과 흩어진 부처별 예산을) 한꺼번에 묶어서 가결처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데도 처리했기 때문에 원천무효"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생법안을 얘기할 자격이 있는지 여당에 묻고 싶다"면서 "원칙을 무시한 날치기를 강력 규탄하고, 이후 발생할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서 당혹스럽다.

보고를 받아보니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의를 했고 예산안이 통과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보이콧을 하는 상황에서 단독으로 본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아 자동 유회시키는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소속 상임위원장들에 대해 "국회운영의 큰 원칙이 상임위 중심인 만큼 상임위 중심 원칙은 지키겠지만 전체 국회운영의 구도를 흐트리는 것에 대해서는 사전에 상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토해양위 한나라당 간사인 허 천 의원은 의총에서 4대강 예산 처리 과정을 설명하면서 "위법이고 날치기라고 하는데 진행상에 있어 하자가 없다"고 일축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정승윤 김현태 위원 선출안과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개정안, 도시개발법 개정안, 택지개발촉진법 개정안 등 40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본회의 파행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안,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해역 파견 연장 동의안, 고령자 병역면제 연령 상향조정에 관한 병역법 개정안 등은 처리가 늦춰지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송수경 기자 sims@yna.co.krhankso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