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었던 지난 21일 점심시간에 여자친구와 함께 씨푸드오션 대치점을 찾은 김지운씨(28)는 '1인당 2만7000원'인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집 근처 천안점의 주말 점심 가격(2만2800원)보다 4200원(18.4%)이나 비쌌기 때문이다. 김씨는 "메뉴는 거의 똑같은데,가격 차가 너무 크다"며 발길을 돌렸다.

시푸드 뷔페를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이 지점별로 메뉴는 비슷하게 운영하면서 가격은 다르게 책정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2일 본지 조사에 따르면 시푸드 뷔페 업계 4강인 '무스쿠스'와 '토다이'(매장 7개),'씨푸드오션'(6개)과 '바이킹스'(5개)의 주말 점심 최저가와 최고가는 업체별로 2200원에서 많게는 5000원까지 차이가 났다. 패밀리레스토랑을 비롯한 기업형 외식업체 대부분이 전국 지역에 관계 없이 같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무스쿠스 센트럴시티 · 삼성 · 잠실점 등 5개 매장의 주말 점심 가격은 2만9500원이지만 분당점은 3만원이다. 역삼점은 예외적으로 메뉴 가짓수가 80여종으로 다른 점포(100여종)보다 적고 매장 면적도 좁아 점심 가격을 8000원 낮은 2만2000원으로 정했다.

미국계 체인인 토다이는 서울 시내 점포인 목동점,명동점,코엑스점의 경우 3만2000~3만4000원(이하 주말 기준)을 받는다. 전주점과 천안점은 2만9000원이다. 메뉴는 200여종으로 매장별 차이가 거의 없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씨푸드오션은 대치점이 천안점보다 4000원 이상 비싸다. 메뉴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점이 회를 취급하는 것을 제외하면 전국 점포가 100여종으로 비슷하다. 바이킹스(메뉴 100여종) 또한 구미점(1만9800원)이 수도권에 있는 매장(2만2000원)보다 쌌다.

시푸드 뷔페 업체들은 매장별 가격 차이는 지역별 소득 수준과 동일 상권 내 외식 업체의 판매 가격 및 임대료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수가 많은 패밀리레스토랑은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들여오기 때문에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면서 "매장 수가 10개 미만인 시푸드 뷔페는 단가를 낮추기 어려워 마진을 맞추려면 (상권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뉴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 관계자들은 "점포별로 일부 메뉴에 차이가 있지만 전체 메뉴 가짓수와 종류는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 메뉴가 아닌 각종 운영 비용이 가격을 결정하는 셈이다.

여정성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역별로 비용 구조가 달라 메뉴 가격을 다르게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상표를 이용할 때 동일한 품질과 가격을 기대하기 때문에 각 매장에서 '업장별로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정보를 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