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됐던 강남권 상업 · 업무용 빌딩의 인기가 이달 들어 한풀 꺾이면서 시세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거래량도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8월을 기점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최근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이 전체적인 조정상태에 돌입한 데다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임대수요가 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9월 상업 · 업무용 부동산 거래 통계'에 따르면 강남권(강남 · 서초 · 송파구)의 실제 거래는 835건으로 이전 달 대비 1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988건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강남구 거래량 감소가 가장 가팔랐다. 지난 8월 538건이 거래됐던 강남권 빌딩은 9월엔 387건으로 줄어들면서 이전 달보다 28.1% 감소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강남구의 빌딩 거래 급감은 상반기 경기회복 기대감에 가격이 상승했던 업무용 부동산이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임대수요가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9월부터는 빈 사무실이 늘어나고, 임대수익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거래도 위축됐다는 게 중개업계의 분석이다.

매수세 위축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던 빌딩 시세도 정체상태로 반전됐다. 부동산114의 3분기 업무용빌딩 시황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역 부근 빌딩의 3분기 3.3㎡당 매매가격은 221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 2201만원에서 2분기에 2212만원까지 올랐던 빌딩시세가 보합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종헌 교보리얼코 자산운용팀장은 "최근 강남권 업무용 부동산의 조정장세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요한 원인이며,당분간 실물경기 회복 상태에 따라 이 같은 미세한 하락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빈 사무실도 크게 늘고있는 추세다. 코보리얼코 3분기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권 3분기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5.18%로 2분기에 비해 0.0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3.18%에 불과한 종로 광화문 지역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한편 홍순만 신영에셋 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가격이 전체적으로 20~30% 정도 떨어졌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다"며 "강남권은 당분간 조정을 거쳐 경기 상황에 따라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