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비리'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담당 재판부의 준엄한 꾸지람을 들었다.

23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조병현) 심리로 진행된 건평씨와 노 전 대통령의 고교동기 정화삼 · 광용 형제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조 부장판사는 "1심 선고 이후 '내가 키웠다'고 자랑하던 동생이 자살했고 이제는 해가 떨어지면 동네 어귀에서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는 초라한 시골 늙은이의 외양을 하고 있다"며 "동생을 죽게 만든 못난 형으로 전락한 건평씨를 감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해 건평씨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건평씨는 2006년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으로부터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정대근 전 농협 회장에게 잘 말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화삼 · 광용 형제와 함께 29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4년에 추징금 5억7000만원을 선고받은 건평씨는 이날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억원으로 감형됐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