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병원 "일부 젊은 남성 문란한 성생활 추정"

대장항문 전문 한솔병원(대표원장 이동근)은 2005년 7월부터 2009년 6월까지 `항문 콘딜로마(곤지름)' 환자 177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 131명, 여성 46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고 6일 밝혔다.

연령별로는 20~30대가 81%에 달했으며, 치료 후 재발한 환자도 16.3%(29명)이나 됐다.

항문 콘딜로마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으로 생기는 일종의 성병으로, 항문뿐만 아니라 여성의 질과 외음부, 자궁경부, 남성의 요도 등에도 생긴다.

콘딜로마는 구강성교, 항문성교, 질내 성교 등의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는데, 주로 항문 주위에 좁쌀만한 혹이 여러 개 생기거나 이들이 뭉쳐서 양배추의 단면 모양, 또는 닭벼슬 모양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변형된 피부조직이 마찰 때문에 떨어지면 피가 나고 참기 어려운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전염력이 강해 콘돔을 사용한다고 해도 안심하기 어렵고, 한 번의 성 접촉으로도 약 50%가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문과 성기 부분의 콘딜로마는 상처가 없는 손이나 발과 접촉했을 때는 감염되지 않는다.

일단 감염이 되면 1~6개월간의 잠복 기간을 거치거나, 대개 성관계 후 2~3개월 뒤 피부병변으로 나타난다.

콘딜로마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병변이 더 넓고 크게 번져 항문 입구를 막거나 항문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여성은 자궁경부암 확률이 높아지므로 발견 즉시 치료해야 한다.

이번 조사결과 남성환자의 경우 2006년 30명에서 2007년과 2008년에는 41명으로 늘었고, 2009년 상반기에만 27명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젊은 남성들의 성관계가 문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동근 원장은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항문 성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문제는 이 같은 무분별한 성교를 통해 에이즈 등 관련 성병도 함께 증가할 우려가 높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 중에는 10대 청소년 3명과 10세 미만 어린이 1명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성 접촉이 아닌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의 공공장소에서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의료진은 추정했다.

콘딜로마는 예방이 최선이다.

치료 중에는 성관계를 삼가고, 만약 성접촉 대상자가 콘딜로마에 걸려 있으면 함께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된 후에도 약 3개월간은 성관계를 피하는 게 좋다.

이 원장은 "콘딜로마는 남성의 경우 항문성교를 통해 주로 항문주위에 생겨 발견하기가 쉬운데 비해 여성은 질 부근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잘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여성의 질 내에 콘딜로마가 생겼을 때는 통증이나 이상징후가 거의 없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만큼 정기 건강검진을 통해 세심하게 체크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